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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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랑 사느라 힘든 얘기인 줄 알았더니, 더 많은 책을 읽고 싶게 하는 마법 같은 책. 필력이 좋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부분이 없고 책벌레 남편과 사는 괴로움과 동시에 사랑도 느껴진다. 애정 어린 투덜거림 같달까? 엄청나게 얄미워하지만 가족 간의 따스한 느낌이 어쩐지 모르게 글에 녹아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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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일상은 힘들어보였다. 집 한가득 책이어서 인테리어도 마음대로 못한다. 시댁 모임에서는 시 낭송을 하고, 자주 책 내용을 읊는다. 반면 물건은 자주 잃어버린다. 다른 데는 돈을 안 쓰지만 책방에서는 돈을 엄청나게 쓰고, 여행 갈 때마다 책이 한 짐이라 비행기 추가요금까지 내야 한다. 기껏 오랫동안 요리했더니 책 읽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하거나 못을 박아달라고 했더니 책 열 장만, 열 줄만 더 읽는다고 하고 매번 미루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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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떠올리며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한다. 모르는 척 하기 싫어서 남편이 말한 책을 찾아 읽고 원래 알던 양 얘기하고, 서로 작문 숙제를 내주기도 한다. 불만을 얘기할 때는 책에서 관련 있는 부분을 적어서 전달하고, 친지나 지인에게 책을 선물하거나 시 구절을 적어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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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이 참 확실하다. 아이같이 순수해보이기도 하지만 답답하기도 하다. 착한 것 같지만 또 말싸움을 많이 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남편 에두아르가 쓴 글을 보면 역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역자의 번역이 멋있기 때문도 있지만. 서로를 더 나아지게 하고, 또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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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잔소리가 반복성을 띠는 것은 그것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의 반증이다 - P123

생활은 생각하지 않아도 유지되지만, 삶은 생각하지 않으면 망가질 수 있다 - P130

’열등감’으로 불안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이 아니라 열등감을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열등감은 가져볼 만한 것 같다 - P197

베스트셀러의 가장 큰 의미는 ‘문학성’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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