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랜드 - 사악한 돈, 야비한 돈, 은밀한 돈이 모이는 곳
올리버 벌로 지음, 박중서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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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해적질'이라니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지! 돈세탁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는 이 책은 자국민의 돈을 뜯어내 살기 힘들게 하는 동시에 본인의 부를 축적한 독재자, 그 은밀하고 사악한 돈이 유통되는 방법, 그런 상황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조사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청렴해보이는 나라도 돈세탁은 이뤄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러운 돈'도 돈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으며 이용된다. 탈세는 기본이다. 무국적 달러화와 무기명 채권 등이 머니랜드를 만들어낸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외교관의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이혼 시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했던 부분이다. 나머지도 충격적이기는 했으나 면책특권을 저렇게 써먹을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놀라웠다. 면책특권 철회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정부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주도하는 한(특히 금전적으로 도움을 준다면) 국가는 이를 철회를 할 의사가 없을 수 있다고 한다. 위자료 청구는 폭행죄 등 형사사건이 아니라 민사사건이라는 이유로 국가에서도 나름대로의 명분을 가지고 도망칠 수 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무서움이란 정말 대단하다. 공동체의 돈을 가져가고, 그걸 역외에 보관하고 나중에 사용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던 도둑이 얼마나 있을까?

세계 어디에 있는 법률이든지 간에, 머니랜드의 법률은 어느 때라도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부유한 사람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 P41

머니랜드인은 공동체에서 훔친 자기 자산을 그 바깥에 간직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P43

구멍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머니랜드가 있게 마련이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나머지 모두에게는 부정되는 특권과 가능성에 접근하게 만들어 주는 전문가들이 있게 마련이었다 - P203

정의는 계속해서 국경을 넘지 못하며,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처벌받지 않고 빠져나가는 사람은 단지 도둑만이 아니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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