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후배 교수 헤이우드 박사를 어떻게 해보려고 성희롱을 일삼는 볼코프 교수. 대학에서는 매번 큰 성과, 많은 연구비를 따오는 볼코프의 편이다. 여러 여자에게 욕을 먹지만 대외적으로는 능력 있는 저명한 박사이고, 헤이우드 박사가 승진하지 못 하도록 막을 힘이 있다. 헤이우드 박사는 괴로워하던 어느 날 어떤 아이를 구해주고, 그 아버지는 그 대가로 누군가에게 1명을 아예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러다 정말 볼코프 교수가 사라지고 그녀는 불안감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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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에 의한 성희롱과 성폭력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아주 잘 와닿는다. 자신의 커리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싫어도 대놓고 싫다고 하지 못 하고, 그 말에 따라야만 한다. 업무를 채가서 그 사실을 밝혀도 대외적으로 ‘대단한’ 사람 편만 들 뿐. 어려움을 말할 사람도 없지만 믿어주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고, 그 사실을 악용하려는 사람까지 나올 수 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울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대학도 자본주의를 이길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할지도 모른다. 많은 돈을 가져오는데, 좋은 성과를 내는데, 뛰어난 학식을 가지고 있는데 하며 인성쯤은 범죄만 아니라면 무시한다. 볼코프도 범죄로 처벌받지 않도록 계속 대외적으로는 선을 유지한다. 눈치도 빨라 녹음도 어렵게 한다. 이는 대학뿐이 아닐 것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데 인성이 쓰레기인 사람이 그보다는 성과를 덜 보이는 후배를 괴롭혔다면, 회사는 누구 편을 들까.

현실적이어서, 복수가 한 번에 탁 하고 성공하지 않아서 더 놓을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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