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우는 섬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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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인물의 블로그에 써있는 민담 '바늘 상자 속에 넣어둔 눈알'로 눈길을 확 끌며 시작되는 소설. 계모의 계략에 빠져 눈알을 모두 빼게 된 아이. 그 눈알들은 바늘이 가득한 상자 속에 보관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 이야기를 들은 원님 덕에 아버지 귀양도 풀리고 계모와도 사이 좋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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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대나무가 가득한 '호죽도'에 세워진 연수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학생부터 택시기사, 웹툰작가, 가수, 영화사 프로듀서, 역사소설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8명이 모였다. 어떤 이들은 소속 단체에서 뽑혔고, 어떤 이들은 직접 연락을 받았다. 전날 밤 술을 마신 여행 이튿날, 3m 높이에 있는 죽창에 찔려있는 시체가 발견된다. 배를 통해 들어와야 하는 곳인데 폭풍우로 인해 파출소 순경 이외에는 조사를 나올 사람도 없다. 추리에도 소질이 있는 물리학과 학생 임하영이 그를 도와 사건을 파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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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40년 전 일어난 사건과 연결된다. 당시에도 시체는 죽창에 찔려 사망한 상태였다. 범인은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으로 지목돼 형을 살다가 죽었지만, 어쩌면 범인은 다른 사람일지 모른다.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남으로써 두 사건의 범인을 모두 찾아내려고 한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책이 남아있지 않던 시절에도 이야기는 전해진다. 미신도 마찬가지고 그 사람이 없더라도, 내용이 조금 변하더라도 계속해서 구전된다. 독특하거나 노래로 만들어졌거나 하면 더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이야기가 한 번 전해지면 없어지기 어려운 동시에, 모두 그것을 진실이라 믿게 된다. 그래서 이야기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어떤 의도에서든.

초반에는 임하영이 굉장히 무례하게 느껴졌다. 진실을 말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흥미를 느끼는 일에 열정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전일이나 코난처럼 얼핏 평범해보이는 학생이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모든 출간작이 영상화 확정된 만큼, 송시우 작가의 책은 다 매력이 있다. 이래서 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물 흐르듯이, 흥미로우면서도 모든 인물이 정말 살아있는 듯 느껴지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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