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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사랑
마이클 커닝햄 지음, 김승욱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 끝의 사랑' 왠지 기분이 착잡해지는 가을... 제목만 보고 단순한 사랑이야기 이겠거늘 쉽게 선택한 소설이었다. 작가에 대한 무지로 인한 선택이었기도 할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6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의 압박감이 책을 들기조차 부담스러웠다. 아마 내가 요구하던 내용과는 달라서 그랬으리라. 원하던 사랑이야기가 아닌 내겐 생소한 동성애, 마약, 에이즈,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 등등 너무나 내가 소화하기는 벅찬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쉽게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잔잔한 일상을 묘사하면서도 주인공들의 일상속에서 그들의 고뇌와 갈등 또한 작가의 상황을 파악하고 난 후에는 더욱 그속에 몰입하게 되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의 해체로 인해 생기는 우려의 시각을 이 소설속에서 분명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수면에 돌을 던지듯 조용히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정말 그러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아직은 내게 우리 문화에게는 낯설기만한 문제에 대해서 이 소설을 통해 아직은 아웃사이더이기만 한 그들에 대해 생각해본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