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회의 『선비답게 산다는 것』(푸른역사)은 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정민 著 『미쳐야 미친다』와 같은 선상에 놓인 기획서라고 할 수 있다.

유려한 문체를 구사하는 학자들의 문장을 읽는 일은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시간의 소통을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시켜 놓는지 마음을 달뜨게 할 정도이다. 청소년들이, 일반인들이 고전을 많이 읽게 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다양하게 끌어들이고 유려하면서도 재미있게 펼쳐놓는 저작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러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로 안대회, 이종묵, 정민, 김풍기, 심경호 등이 퍼뜩 떠오른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아쉬움은 필요한 핵심만을 취하다 보니 다양성을 확보하는 대신 깊이와 두터움을 챙기기 어려웠다는 점이다.『선비답게 산다는 것』은 큰 테마를 따라가는 소재와 주제의 꼭지글들로 엮여져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하나의 꼭지를 가지고 한 권을 쓸 수 있는 소재와 주제들이 넘쳐난다. 단순한 뻥튀기 방식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를 파고들면 들수록 넓고 깊은 바다가 펼쳐져 질과 양에서 모두 풍성함을 획득할 것으로 여겨지는 소재거리가 많다. 저자가 나열하는 인물들과 저서 목록들을 보면 그것들을 다 언급하지 않은 채 꼭지글이 마쳐지는 것에 아쉬움이 일 정도이다.

저자가 쓰거나 옮긴 책들 가운데 『고전 산문 산책』(휴머니스트), 『조선의 프로페셔날(개정판: 벽광나치오)』(휴머니스트),  『궁핍한 날의 벗』(태학사), 『조선후기 소품문의 실체』(태학사), 『원야』(예경)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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