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착한 책 중에서 정민의 <석복>(김영사, 2018)을 읽었다.


추사의 글씨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글귀는 예서로 쓴 "작은 창에 볕이 많아, 나로 하여금 오래 앉아 있게 한다(小窗多明, 使我久坐)"는 구절이다. 작은 들창으로 햇살이 쏟아진다. 그는 방안에서 미동없이 앉아 있다.(17)


네 글자 100편 중 <명창정궤(明窓淨几)> 글머리 부분이다. 

'명창정궤'는 서예가들도 많이 쓰는 구절이다. 

정민 교수는 "한국고전번역원 데이터베이스에서 '명창정궤'를 쳐보니 무려 171회의 용례가 나온다."고 했다. 

이 말에 이어진 구절들도 숱하다. 


'명창정궤' 뒤에 무엇을 덧붙이면 좋을까 생각해봤다. 

'분향작시(焚香作詩)'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음주독서(飮酒讀書)'가 현실에 더 가까우려나? 


"밝은 창 깨끗한 책상 앞에 앉아 향을 사르고 시를 짓는다." 그럴 수 있으면 좋을 주말 앞둔 금요일 오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