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속 10% 성장기업의 10가지원칙
제이슨 제닝스 지음, 이진원 옮김 / 마젤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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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페트코는 애완동물용 고급 사료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만 700개에 이르는 애완동물 사료 판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애완동물 시장에서 전체 매출로 따져 봤을 때 펫츠마트(PETsMART)에 이어 2위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펫츠마트를 크게 앞선다.

1990년까지 애완동물 사료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연간 지출이 120억 달러가 넘었지만, 페트코를 비롯해서 어떤 회사도 1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시장 점유율이 1퍼센트가 안 됐기 때문이다. 페트코의 임원들은 애완동물 제품을 판매하는 여러 회사들을 합병한 뒤 페트코를 전국 규모의 회사로 키워 상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를 찾고 있었는데, 브라이언 데빈은 이 임무를 맡아 페트코를 구해냈다. 그리고 동시에 지속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굳건한 기반을 제공하는 여러 조치를 취했다.

그가 처음에 시도한 건 페트코 산하 모든 매장들의 이름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경영과 유통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게 하기 위해 판매시점 관리(POS, 소매점에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점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POS 시스템의 핵심은 자동화된 구매 주문과 공급이었다. 따라서 매장에서는 판매된 제품을 즉시 보충받을 수가 있었다.

그 다음 데빈은 페트코가 차지할 공간과 경쟁자를 결정했다. 일단 페트코는 다른 소매상들처럼 즉시 '최저가격 보장'이라는 푯말을 매장 안에 붙인 후 경쟁사에 본격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경쟁사의 가격과 비교하는 수고를 덜게끔 확실히 싸게 팔았다. 데빈은 경쟁사의 가격보다 더 싸게 판다는 약속이 다른 매장들의 가격 공격을 무마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월마트가 매장의 크기를 늘려 나가면서 훨씬 더 싼 가격에 판매하자 고객이 발길을 끊은 '토이스 알 어스'의 경험을 교훈삼아, 페트코 매장에서 판매되는 1만 가지 제품 중에서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건 1퍼센트도 채 되지 않도록 했다. 데빈은 특별한 특징과 혜택 때문에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고객들에게만 제품을 사 달라고 주문한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제품만을 판매하고, 월마트나 다른 할인점과 더 이상 경쟁하지 않겠다는 것이 페트코의 결정이었다.

데빈과 그의 팀은 페트코가 고급스럽고 독특하면서 건강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로 탈바꿈하면서 최고의 서비스와 편의성을 제공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오직 가격에만 의존하는 매장이나 종합 할인점들과 경쟁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데빈은 페트코 경영을 맡은 후 모든 광고를 중단했다. "페트코 광고는 항상 가격에 대한 것이었어요. 매장을 할인제품들로 가득 채워서 실제로 많이 팔기는 했지만 마진을 남기지는 못했어요. 그러고 나면 모든 매장들이 나머지 3주 동안은 손가락을 빨고 있어야 했어요. 고객들을 세일할 때만 사도록 훈련시킨 거죠. 광고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제조업체들의 광고비에 대한 기여도가 낮았다는 겁니다."

데빈은 모든 광고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애완동물들의 사료를 가급적 바꾸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 일시적으로 싼 매장에 가더라도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정상 가격을 지불할 거라고 믿었어요. 고객의 불평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대로 밀어붙였고, 결국 대규모 세일을 하지 않고도 짧은 시간 내에 가장 예측 가능한 수익 마진을 낼 수 있었죠."

페트코 매장들은 고객이 몇 주에 한 번 쇼핑하러 가는 인근 쇼핑센터와 달리 일주일에 1∼3회씩 찾아가고 싶은 커뮤니티 기반의 쇼핑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개 전용 바와 도서관, 동물 휴게실, 그리고 극장에서나 볼 수 있는 전시물 같은 독특한 것들을 두루 구비하고 있다.

브라이언 데빈과 그의 팀은 만신창이가 된 페트코를 재건하는 것을 시작으로 경영을 맡았다. 충분한 자원이 없었지만, 그들은 매년 자체적으로 현금을 조달해서 25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그들은 또 실수를 할 만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혁신을 신중하게 점검했다.

마침내 성장하기 시작하자, 그들은 벤더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는 도매상인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 나갔다. 또 벤더들에게 가격을 양보하라고 몰아붙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팀원들의 공로에 관대하게 보상하였고, 팀원들의 노력을 인정했다. 페트코는 또한 시장을 면밀히 연구하여 뭘 해야 하고 뭘 해서는 안 되는지를 신중하게 결정했다. 그리고 중간과 고급 소비자들 사이에서 틈새 시장을 찾았고, 펫츠마트나 월마트 들과 전면전을 피했다. 덕분에 불필요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다른 누구보다 앞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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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세상 -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아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박영희 외 지음, 김윤섭 사진 / 우리교육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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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사랑방'과 '우주인'은 탈학교 청소년들이 모여 영화를 본 뒤 바로 그 느낌을 별로 달아 주는 공간이다. 서울시 중구 수표동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 4층에 둥지를 튼 '민들레 사랑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그곳에 모인 탈학교 청소년들의 표정이 밝았다. 학교를 계속 다닌다면 자신의 인생이 불행해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중학교 2학년 때 자퇴를 결정한 정현도, 전교생을 운동장에 집합시킨 후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감쪽같이 소지품 검사를 했던 그날 배신감에 울었다던 종선도 해맑은 소녀의 낯빛이었다.

"세상의 초점이 학생이냐 아니냐에 맞춰져 있다 보니 공원을 산책하는 일도 겁이 났어요. 그날은 슬리퍼를 신고 산책을 나갔는데 재수없게 순찰 중이던 경찰관과 마주쳤어요. 그 경찰관도 다른 어른들처럼 순서 하나 틀리지 않고 나이를 묻더니 어느 학교 다니느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학교에 안 다닌다고 하자 '쯩'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가출 소녀로 단정해 버렸어요. 이런 일은 아마 탈학교 청소년으로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거예요. 누구나 청소년이 밤에 돌아다니면 가출로 단정해 버리잖아요."

대구에 있는 청소년 쉼터 '우주인'에 다니는 탈학교 청소년들도 정현이처럼 '쯩'이라는 한마디에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다는 효주가 그랬다. 대개 탈학교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로 채워지는 주유소에서 효주는 서울의 정현이가 그랬던 것처럼 고급 승용차를 몰고 오는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막돼먹은 아이 취급은 고사하고 복구마저 불가능한 불량소녀로 낙인찍힌 경우도 허다했다. 게다가 탈학교 청소년에, 나이마저 어린 터라 손에 쥐는 돈마저 착취를 당해야 했다.

교복을 입고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사회의 냉대와 수모는 나날이 늘어갔다. 그나마 자퇴는 아름다운 이름에 속했다. 문제아를 시작으로 불량소녀, 날라리에 이르면 거기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문제는 '쯩'이었다. 우리나라는 쯩이 없으면 한 발자국도 다닐 수 없다고 말하는 효주는 학생증도 주민등록증도 없기 때문에 원동기 운전면허증을 땄다. 최근에 발급된 청소년증은 버스를 탈 때마다 교통카드와 함께 내밀어야 하고, 그나마 지하철을 탈 때는 소용이 없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상담을 해 보면 대개 학교가 갑갑하거나 장벽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하는데 어른들의 세계라고 해서 이와 다를까요. 그래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어요. 그와 같은 눈으로 탈학교 청소년을 보아 달라고요. 개성이 좀 강할 따름이지 우주인에 드나드는 탈학교 청소년들은 다른 청소년들과 다른 점이 없거든요." 신영희 소장의 말이다.

후쿠오카 켄세이는 『즐거운 불편』이라는 책에서 정말 시간 여유가 있으면 아이들은 뭔가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 세대도 부추김 속에서 살아왔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 가치에 자신감이 없고, 숫자나 성적, 세속적인 평가와 같은 구체적인 형태로 증명해 보이지 못하면 자아가 흔들려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이 말은 곧 소통의 문제와 맥이 닿아 있기도 하다. 집 안에 있든 집 밖에 있든, 학교 안에 있든 학교 밖에 있는 우리는 모두 부모이자 자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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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의 기술 - 미래 시장을 잡는
밀랜드 M. 레레 지음, 권성희 옮김, 이상건 감수 / 흐름출판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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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과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을 일군 빌 게이츠, 그리고 주식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셋 다 타워팰리스를 100채도 넘게 살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부자라곤 말하지 말자. 너무 뻔한 답이니까.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 조금 나은 답이다. 월마트만 해도 웬만한 국가의 GDP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엄청난 매출액을 기록 중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질문에 대한 원하는 답이 아니다.

정답을 말해버리자면 이 세 사람 모두 '독점'으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야 반독점법으로 한동안 고생 좀 했고, 그의 성공이 사실은 남의 운영프로그램(DOS)을 구매해서 마치 자기가 만든 것인양 IBM에 독점 납품한 것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워낙에 널리 알려져서 새롭지도 않다. 그런데 샘 월튼과 워런 버핏이 독점으로 성공했다니?

현직 경영자이자 시카고 경영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밀랜드 M. 레레는 그들의 책 『독점의 기술 : 미래시장을 잡는』(흐름출판)에서 그들이 어떤 독점으로 성공했는지를 밝힌다. 저자는 기업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상황적 독점'을 갖춰야 함을 주장한다. 자,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독점이 무엇인지 샘 월튼과 워런 버핏을 통해 먼저 살펴보자.

월마트 성공 전략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백미는 '지역 독점 전략'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월마트의 가장 강력했던 경쟁자인 K마트가 인구 5만명 이하의 소도시에는 진출하지 않을 때, 유독 월마트만 그와 반대로 이러한 지역에 진출해 기반을 다진 이야기는 너무나도 자주 언급되는 경영 사례일 것이다. 실제로 월마트는 경쟁자 없는 인구 5000명 미만의 소도시를 점령했고, 월튼의 말대로 "하나의 시장을 확장한 다음 상점을 꽉 채워 넣어서 그 지역을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나 광고 하나 없이 이 전략 하나로 유통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그런데 워런 버핏은? 주식시장이야 누구나 뛰어들 수 있고, 워런 버핏보다 더 큰 손들도 많은 데 무슨 그가 독점으로 성공했단 말인가.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그는 독점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해 주식만으로 40조원이라는 막대한 부를 쌓았다. 버핏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렇다.

"투자 대상의 독점력이 얼마나 오래갈지 살펴봐야 한다. 그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해자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가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 물론 성벽과 해자가 크고, 해자 속에 악어가 많으면 더욱 좋다."

지금까지 독점은 '부정적인' 어감을 풍기는 단어였다. 독점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맞는 말이다. 독점을 통해 해당 기업은 시장에서 폭리를 취할 수 있고, 독점이란 무기로 자유롭고 건강한 경쟁을 회피하거나 방해하는 폭력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적 독점'은 앞의 독점과는 다른 형태의 독점으로, 불법도 아니며 폭리를 취하는 부도덕적 독점도 아니다. 실제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들 모두 이 독점을 취하여 성공을 이뤘다. 물론 기존에 갖추고 있던 상황적 독점을 잃어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게 된 기업도 있다.

상황적 독점이란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를 기존 업체가 채워주지 않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채우지 않을 때, 어떤 기업이 유일하게 그 요구를 채웠을 때' 발생하는 독점이다.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어떤 것이든 상황적 독점의 영역을 하나씩 확고하게 눌러 앉고 있다.

예를 들어, 델 컴퓨터를 보자. 델 컴퓨터가 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컴퓨터 업체는 "IT나치(저자의 표현)"와 같았다. 고객들은 업체가 만든 여러 모델 중 하나만 골라야 했고, 개인마다 쓰임새가 다른 컴퓨터를 특별 주문할라치면 업체 담당자의 집요한 질문과 '대충 이것으로 하시죠' 투의 판매 강요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게다가 컴퓨터를 주문하고도 꽤 시간이 지나서야 - 책에 따르면 약 3주 - 상품을 인도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델의 등장은 'IT나치의 패배'를 예고했다. 델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특화된 컴퓨터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3일 만에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델은 저렴한 맞춤형 컴퓨터에 있어 상황적 독점을 일구어냈고 이로 인해 약 10억달러의 매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적 독점의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혼다는 좌석을 눕혀 짐칸을 넓게 쓸 수 있는 미니밴 시장을 5년 동안 독점하면서 다른 회사들보다 24억달러나 더 많은 수익을 올렸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저가 항공 시장을 독차지하며 엄청난 고수익을 창출했다.

저자는 "매출은 높은데 이익이 없는", 즉 죽도록 경쟁하고도 결과가 별 볼일 없는 이유는 상황적 독점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며, 이런 식으로 기업을 운영해봐야 기업은 항상 적자에 허덕일 뿐이라고 말한다. 또한 수많은 성공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성공 조건이 분석되고 있지만, 그 핵심에는 언제나 '상황적 독점'이 존재하고, 이것 없이 이들 기업을 절대 분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낡은 이론으로 이들의 성공을 설명하지 말고, 엄연히 존재하는 핵심 성공요건, 즉 앞으로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으로서 오직 '독점'에서 눈을 떼지 말 것을 요구한다.

앞으로 새로운 상황적 독점을 먼저 손에 쥐는 기업이 미래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또한 독점을 알고 독점을 지키는 기업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황적 독점을 찾아 차지하고 지킬 수 있을까? 먼저 기업은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반드시 사업 영역이나 공간이 '소유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이는 그 사업 영역이나 공간을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고 수익성도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조건은 "소유할 만한 공간을 높은 이익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경쟁자 사이에서 성공과 실패가 일어난 궁극적인 요인으로서의 독점을 산업별·기업별로 소개하고, 상황적 독점을 "남보다 먼저 차지하고 절대 빼앗기지 않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상황적 독점이란 레드 오션(Red Ocean)에서 블루 오션(Blue Ocean)을 찾아내는 것이다. 낡은 경쟁 논리에 매달려 제 살 깎기 경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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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로니 전략 - 내 안에 숨어있는 20% 매운맛을 찾아라!
옌스 바이트너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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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형제가 있었다. 동생은 약골이고 나이도 어리지만 대신 똘똘하다. 그리고 튼튼한 근육질의 몸이지만 약간 어벙한 형이 있다. 이 형제가 사는 동네에는 형과 비슷한 또래의 불량배들이 있다. 동생은 형의 몸 상태(?)만 믿고 이 불량배들에게 '우리 형이 혼내 줄거야' 라고 큰 소리를 치는데…. 그 결과가 어떠하였을까?

아쉽게도 엄청난 근육질의 형은 비쩍 마른 불량배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다. 형편없이 얻어터져 눈과 얼굴에 시커먼 멍이 들고 풀이 죽어 뒤돌아 앉은 형이 동생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힘으로 따지면 상대도 되지 않는 이에게 어떻게 저렇게 얻어터질 수 있을까. 답은 불량배의 입에서 나온다.

'너네 형은 타고난 겁쟁이야.'

제목도 기억 안 나는 아주 오래된 기억의 영화 속 한 장면이다. 필자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그 불량배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강렬한 메시지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교수인 옌스 바이트너가 그의 책 『페페로니 전략』(더난)에서 소개하는 매운 맛, 즉 공격성과 깊게 연관된다.

옌스 바이트너 교수는 원래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해왔고, '공격성' 전문가로 20여 년 동안 인간 안에 내재된 공격성을 규명해왔으며, 많은 문제 청소년들의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사람이다. 실재로 독일과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그가 개발한 '공격성 완화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한 프로젝트가 90여 건 이상 진행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연구를 해 온 사람이 이 책에서는 공격성을 키우라니 이 무슨 말인가. 여기에는 계기가 있다.

어느 날 옌스 바이트너에게 독일의 유수 기업들의 요청이 왔다.

'최고의 실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기엔 너무나 착해빠진 직장인들에게 투지와 의사관철 능력을 키워줄 수 없겠는가?'

저자는 이러한 요청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공격성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경험을 통해, '지나친 공격성' 못지 않게 '부족한 공격성' 또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계기와 깨우침이 바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가 됐다.

결국 이 글의 처음에 말했던 '근육질 형의 이야기'와 '부족한 공격성'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이 좋으면 뭐하는가. 아무리 실력과 자질이 출중하면 뭐하는가. 그 힘과 실력과 자질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이상에야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한데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부족한 공격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적은 수의 부하직원조차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자신의 옳은 의견과 관점을 제대로 관철시키지도 못하고, 항상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애매한 위치에서 '허허' 거리며 세상을 살아간다. 소위 '맹물'이라는 거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산에 오르려면 우수한 지적 능력과 성실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달작지근한 파프리카는 80%면 충분하며, 나머지 20%는 매운 것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20%의 매운 맛이 없는 사람들은 '경쟁'보다는 '관용'과 '배려'를 강조하고 '선한 척' 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주눅들어 있고, 심하면 우울증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을 매우 피곤하게 하고 그들의 직장 생활까지 망쳐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패배자가 되느니 차라리 공격자가 될 것을, 그리기 위해 페페로니 지수를 높일 것을 권한다.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매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결코 당신의 친절함을 유약함과 혼동하지 않는다. … 공격성을 키워 당신의 의사를 관철시켜라! 그리고 이를 통해 선한 일을 하라!"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현대적 기준의 윤리이며 도덕이다.

물론 이것은 건강한 공격성을 건설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 악의적이고 비열한 출세지향주의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의 서두에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를 통해 현재 자신이 어느 정도 매운지를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8가지 페페로니 전략의 원칙을 강조한다.

① 목표를 위해 힘 있게 밀어붙여라!
② 가망 없는 힘 겨루기는 포기하라!
③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라!
④ 불평꾼, 패배자, 회의주의자를 멀리하라!
⑤ 맷집을 길러라!
⑥ 방어용 화법을 익혀라!
⑦ 나쁜 소문에 즉각 대응하라!
⑧ 정기적으로 적을 분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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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평평하다 -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윤섭 외 옮김 / 창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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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에 등장한 저비용의 유비쿼터스 텔레콤 기술은 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즉 기업이 실제 어느 곳에 위치하든 전 세계 소비자들을 놓고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기술 발전이 과거엔 도저히 넘을 수 없었던 국가와 사회의 경계를 허물게 됨에 따라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세계를 평평하게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동력은 보통 “세계화”라고 불리는 변화다. 개별 기업이나 국가가 이 변화에 아무리 저항을 한다 해도 세계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그 결과 평평하게 되어가는 세계는 부가가치서비스에 기초한 온갖 종류의 복잡한 공급사슬의 형성되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은 갈수록 저가 상품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공업국들이 제공하는 저가 노동력과 서비스에 힘입은 바 크다.

21세기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는 이 같은 변화의 속도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리더십과 상상력, 유연성을 갖추는 일이다. 이런 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적극적으로 이를 어떻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지 방법을 강구하는 것만이 유일한 살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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