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고통 속에 건네는 위로 - 삶은 견디는 것이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시민K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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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쇼펜하우어, 고통 속에 건네는 위로>(시민K 지음, 헤르몬하우스, 2025)는 쇼펜하우어의 25가지 아포리즘을 토대로 저자의 삶과 사회적 성찰을 교차시켜 풀어낸 철학 에세이집이다. 단순히 고전을 해설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 삶의 체험 속에서 철학을 살아 있는 지혜로 재구성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직접 겪은 극한의 고통을 철학적 사유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간병과 자녀의 병수발이라는 삶의 가장 무거운 짐을 마주한 경험이,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이해하는 통로가 되었다. 즉, 철학을 책 속의 지식으로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검증하고 재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담은 독자들에게 철학적 위로가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현실의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술 구조는 전통적인 기승전결의 방식을 따른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이슈를 제기하며,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사유와 관련지어 분석한 뒤, 사회 현상과의 연결을 통해 의미를 확장하고, 최종적으로 앞으로 살아갈 방향이나 각오를 결론으로 도출한다. 이 구조는 철학적 논리를 독자 친화적인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어, 사유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게 만든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 즉 삶은 불가피하게 고통을 내포하지만, 그 고통을 성찰할 때 우리는 더 단단해진다는 인식이다. 저자는 이를 개인적 경험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한다. 소비사회의 공허함, 경쟁의 좌절, 인간관계에서 오는 단절 등을 철학적 언어로 재해석하며, 독자들에게 오늘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쇼펜하우어 사상의 철학적 엄밀성이 다소 간략화되거나 변형될 위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철학을 대중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면이기도 하다. 오히려 난해한 철학을 삶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도는, 대중이 철학을 생활 속 지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 책은 철학적 깊이와 대중적 가독성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한 성과물이다. 특히 저자가 실제로 겪은 간병과 병수발의 경험은 책의 울림을 배가시킨다. 독자는 저자의 고통 속 이야기를 통해 철학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고난을 견뎌내고 의미를 길어 올리는 힘이라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따라서 《쇼펜하우어, 고통 속에 건네는 위로》는 철학의 대중화에 기여하면서도, 동시에 삶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성찰을 제공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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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음에 머물기 - 명상 수행을 위한 지침서
비쿠 아날라요 지음, 김수진 옮김 / 지식과감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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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책 요약

아날라요 스님의 저작 <비어 있음에 머물기> 는 불교 수행의 핵심인 ‘공(空)’의 사유와 실천을 현대인의 삶 속에서 어떻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스님은 초기 불교 경전을 기반으로, 비어 있음이 단순히 ‘아무것도 없음’이라는 허무적 개념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상호 의존하며 변한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깊은 통찰임을 강조한다. 그는 명상 실천을 통해 집착을 내려놓고 무상과 무아의 이치를 체득하는 과정을 풀어내며,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도 차분하게 마음을 비워 자유로움과 평온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 “비어 있음은 아무것도 없는 공허가 아니라, 모든 존재가 조건 지어진 관계 속에 있다는 깊은 통찰이다.”

  • “내려놓음 속에서 오히려 충만한 자유와 따뜻한 관계가 열린다.”

  • “비어 있음은 현실 도피가 아닌, 현실을 더욱 분명히 바라보는 지혜이다.”

  • “마음을 비울 때 삶은 더 가볍고 평화로워진다.”

  • “비어 있음에 머무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만난다.”


서평

이 책은 불교 사유의 핵심인 ‘공(空)’을 탐구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히 추상적인 철학의 언어로 머물게 하지 않고, 수행자의 실천과 일상적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낼 수 있을지를 풀어낸 책이다. 공이라는 말은 흔히 허무와 동일시되곤 한다. 그러나 스님은 이 책에서 공이란 모든 것이 덧없고 무의미하다는 선언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서로에게 의존하며 성립한다는 통찰임을 분명히 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삶을 보다 넓고 깊게 바라보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책의 전개는 초기 불교 경전의 맥락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인에게 알기 쉽게 다가오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비어 있음’이란 무(無)나 공허가 아니라 조건적 존재의 본질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한편으로 우리를 불안에서 벗어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온전히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 아날라요 스님은 명상을 통한 직접적 경험을 강조하며, 개념의 이해를 넘어 실천적 지혜로 나아가도록 안내한다.

특히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더욱 분명하게 바라보는 태도라는 점이 인상 깊다.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순간 삶은 더욱 고통스러워지지만, 내려놓음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과 관계의 따뜻함이 열리게 된다는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은 불교를 전공한 이들만을 위한 학문적 저술이 아니다. 오히려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잠시 멈추어 서서 자기 마음을 비워내는 연습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에 가깝다. 문체는 단정하고 온화하여 어렵지 않게 읽히지만, 읽는 이의 내면에는 오래 남는 여운을 남긴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마음 한켠에는 ‘비어 있음이야말로 충만한 자유로움’이라는 스님의 가르침이 맴돈다. 그것은 단순한 교훈을 넘어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불교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자기 삶을 성찰하고 더 평화로운 내면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비어있음에머물기 #아날라요스님 #지식과감성출판 #불교명상 #공의지혜 #마음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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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유신과 군국 일본 이야기 - 日本 帝國 興亡史
김성웅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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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김성웅의 <일본제국 흥망사: 메이지 유신과 군국 일본 이야기>(지식과감성 출판)는 일본 근현대사의 출발점이 된 메이지 유신과 그 이후의 군국주의적 변모 과정을 다룬다. 이 책은 일본이 어떻게 봉건적 질서를 탈피해 근대 국가 체제를 수립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곧바로 제국주의 팽창과 침략으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일본의 산업화와 군사력 강화가 단순한 근대화의 산물이 아니라, 대외 침략과 약탈을 기반으로 한 불균형적 발전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메이지 유신은 개혁이라기보다 위로부터의 강압적 구조 변환이었고, 이는 곧 천황제를 강화하고 민중을 국가 동원 체제 속에 종속시키는 기제로 작동했다.


메이지 유신은 1868년부터 1912년까지의 약 50여년 동안 '서구화'와 '부국강병'의 길을 걸었던 근대 일본의 인물들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 이다. 도쿠가와 막부의 위세를 꺾고 왕정복고라는 이름으로 정권을 탈취한 후 '사구화'와 '부국강병'으로 개혁한 '메이지 유신'과 이어진 군국주의의 전개 과정인 일본 제국주의 훙망사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사농공상'계급체계는 당시 조선의 그것과 달리 각 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계급의 상승을 목표로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체제를 유지하였고 결국 해당 분야에서 일류가 되고자 추구하는 문화가 정착 되었다. '사'계급인 사무라이는 심신을 단련하고 무예를 연마하며 유학을 닦는 문무를 겸비하는 데 주력하였고 결국 하급 무관들이 중심이 된 유신세력이 구축 되게 되었다,


민족사관적 시각에서 볼 때, 이 책이 던지는 교훈은 단순하다. 일본의 근대화는 모방과 응용에서 시작되었지만, 그것이 곧 침략의 야망으로 발전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일본은 이웃 국가의 자원과 영토를 수탈하여 자신들의 근대화를 가속화했다. 조선이 가장 큰 희생양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의 역사를 근대화의 모범사례로 착각해서는 안 되며, 그 본질이 약육강식의 논리에 입각한 침략적 국가 운영이었다는 사실을 늘 경계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가 배워야 할 점도 있다. 일본은 근대적 제도와 산업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어 과감함과 속도를 보여주었다. 그 추진력과 철저한 학습 태도, 그리고 실용을 우선하는 정책 집행력은 무시할 수 없는 특징이다. 하지만 그 힘을 오로지 제국주의적 팽창에 집중한 결과, 스스로 파멸을 불러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오늘의 한일 관계를 생각할 때, 우리는 일본의 양면성을 동시에 보아야 한다. 기술과 제도적 성과는 학습 대상으로 삼되, 그 저변에 깔린 제국주의적 사고와 역사 왜곡 시도는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 문제에서 모순적 태도를 보이며, 국제 사회에서는 ‘책임 회피’의 전략을 이어간다. 따라서 한국은 감정적 대응보다는 원칙과 실리를 병행해야 한다. 역사적 진실을 분명히 하면서도, 경제·문화·외교의 영역에서는 냉정하고 주도적으로 관계를 조정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이 책은 일본 근대화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주며,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일본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제국주의적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어떤 준비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답은 명확하다. 주체적 역사 인식과 민족적 자존을 지키는 동시에, 냉철한 국제 감각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다. 일본을 단순히 적대시하거나 무조건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꿰뚫어보며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시각을 일깨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제국흥망사 #김성웅 #지식과감성 #메이지유신 #군국주의 #민족사관 #일본역사 #한일관계 #역사서평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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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75년 -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랜디 레핑웰 지음, 엄성수 옮김 / 잇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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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포르쉐 75년: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랜디 레핑웰 지음, 잇담북스 간)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의 연대기를 넘어, ‘혁신’이라는 단어를 살아 있는 시간 속에 새겨 넣은 포르쉐의 궤적을 압축한 책이다. 1948년, 세상에 단 한 대뿐인 포르쉐 356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곧 스포츠카의 새로운 정의가 되었고, 이후 75년간 포르쉐는 언제나 “앞서가는 도전”을 실현해왔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을 기술적 사실, 레이싱 성취, 브랜드 변화를 세밀하게 엮어내며, 자동차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흡입력 있게 다가온다.


책의 강점은 두 갈래다. 첫째, 모터스포츠의 전설적인 순간들을 통해 포르쉐가 어떻게 ‘달리는 실험실’로 기능했는지를 보여준다. 르망 24시간을 지배한 917, F1 무대에서 TAG 터보 엔진으로 증명한 성취는 포르쉐를 단순한 제조사가 아닌 레이싱 문화의 상징으로 각인시켰다. 둘째, 도로 위에서 만나는 ‘일상의 스포츠카’들이 지닌 혁신의 힘이다. 911의 진화,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SUV의 경계를 바꾼 카이엔과 마칸, 파나메라의 럭셔리 세단 실험에 이르기까지, 포르쉐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매번 새로운 무대를 창조했다.


이 책은 풍부한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를 곁들여 단순한 기술서가 아닌 ‘문화 교양서’의 면모를 갖췄다. 기술적 맥락을 설명하면서도 독자가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서사를 풀어낸 저자의 솜씨가 돋보인다. 자동차에 깊이 빠진 이들에게는 마치 앨범을 넘기듯 추억과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자동차에 관심이 적었던 이들에게도 디자인과 문화, 도전의 역사로 다가가며 보편적 매력을 전달한다.

나는 이전에도 여러 책을 통해 ‘시간을 관통한 사유의 힘’과 ‘인간의 도전 정신’을 주제로 읽고 기록해왔다. 이 책 또한 같은 결을 지닌다. 다만 이번에는 철학이나 사회학이 아닌, 바퀴 달린 기계 속에서 구현된 열정과 집념이 중심이다.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는 메시지는 단순히 한 기업의 모토를 넘어, 우리 삶에도 던져지는 울림이 있다. 무엇이든 변화의 파고를 맞이하되 본질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포르쉐의 DNA이자 우리가 배워야 할 태도일 것이다.


<포르쉐 75년>은 자동차 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혁신의 기록, 도전의 연속, 그리고 문화와 기술의 교차점을 찾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열려 있는 한 권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포르쉐의 75년을 따라가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예상치 못한 여정’을 준비할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것들을 예상하라, 그것은 포르쉐의 신조이자 우리의 삶에도 유효한 교훈이다.”


#포르쉐 #혁신의역사 #자동차문화 #도전정신 #교양서 #75년의여정 #예상치못한것들을예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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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놓친 작가들
이병욱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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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노벨 문학상은 전 세계 문학가들에게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화려한 무대 뒤에는 수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상을 받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뒤늦게 재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이병욱의 <노벨상을 놓친 작가들>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노벨상을 받지 못했지만 여전히 문학사에 빛나는 이름들을 불러내어, 그들의 작품과 삶을 되돌아보고 노벨상의 권위와 한계를 동시에 비춘다.

책은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작가들에서 출발하여 아시아, 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문학가들을 아우른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문학의 색깔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라틴 유럽의 실험적 서사, 동아시아 문학의 언어적 제약, 아메리카 대륙 특유의 사회적 맥락이 서로 대비되면서, 문학이란 제도와 권위를 넘어 인간의 보편적 감정과 상상력을 담아내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왜 이들이 노벨상을 받지 못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정면으로 다룬다. 어떤 이는 정치적 입장 때문에, 또 어떤 이는 작품이 당대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다. 언어의 번역 가능성 부족이나 문학권 간 불균형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노벨 문학상이 단순히 문학적 성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저자는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상의 유무는 문학적 가치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문학의 본질은 상이라는 제도적 틀 바깥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물론 101명의 작가를 한 권에 담아낸 만큼 서술이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한계는 있다. 작가의 사상적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고, 저자의 인물 선정 역시 독자마다 동의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 간결함은 입문자에게는 문학사의 길잡이가 되고, 전문 독자에게는 더 깊은 탐구의 출발점이 된다.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 설명과 함께, 각 작가의 문학적 성취와 그들의 사회적 맥락을 엮어내는 방식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노벨상을 놓친 작가들>은 단순히 인물 열전이 아니라, 문학과 제도, 권위와 가치에 대한 성찰을 촉발한다. 노벨상을 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강렬하게 빛나는 작가들의 삶과 작품은, 문학의 진정한 가치는 상의 유무가 아니라 그 자체의 울림에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이 책은 노벨상이라는 제도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문학의 다채로운 얼굴들을 보여주며,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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