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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마이클 돕스 지음, 김시현 옮김 / 푸른숲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하드웨어 면에서 최근 사람들의 삶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고 영향을 많이 끼친 것이 스마트폰이라 한다면,
서비스 면에서 패러다임을 크게 바꾼 서비스는 무엇일까.
분야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방송 면에서는 넷플릭스가 될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들어오지 않은 서비스라 생소한 사람도 많겠지만
미국과 북미에서 IT와 방송의 단순 결합을 넘어 통신 서비스 근간에도 영향을 크게 주고
이제 하나의 대세 서비스 기업이 된 넷플릭스.
우리 나라에도 들어올 예정이니 뭐니 했었는데,
허울로 IT 강국이되 너무도 많은 규제 때문에 이러한 신식 서비스가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방송 통신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공중 전파나 위성, 케이블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하여 스트리밍 방식으로 방송 컨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장악해 버린 넷플릭스.
미국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망사용 대가 산정 이슈나 방송법 이슈의
한가운데에 위치할 정도로 대세 서비스로 자리를 굳혔다.
결국은 기존 컨텐츠의 재분배 송출뿐 아니라 자체 컨텐츠 제작의 영역으로도 발을 넓혔는데
제작 능력도 뛰어남을 과시하고 초히트 시켜
이제는 기존 방송사들 보다 확실히 우위로 나갈 수 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한
그들의 제작 드라마가 바로 "하우스 오브 카드" 이다.
대처 수상 시절 직접 정치판의 중심에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현재로 정치 일선에 있는 영국의 명망있는 귀족이 써내려 간 이 소설은
BBC에서 드라마화 되어 책 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는데
넷플릭스는 그들의 위상을 과시할 수단으로 이 이야기와 케빈 스페이시를 선택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이 이야기로 끌려오게 하였고 수많은 시청자를 다시 불러모았는가.
드라마 이전 원작이 너무 궁금했다.
남녀 사이의 사랑 놀음이 소위 개인간 '밀당'의 최고조라 한다면
연인 한 사람이 아닌 만인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야 하는 정치는 그 보다 한 차원 높지 않을까.
그러한 정치의 최고수들로서 세계 최강대국 중 하나인 영국의 정권을 수십년간 잡아온 여당.
그들의 철옹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지점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한 크랙을 기회로 삼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총리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그 자리로 가기 위해 각종 암수를 펼쳐내는 한 사람의 이야기.
미스테리 소설같이 복잡한 트릭이나 플롯은 없지만
한 사람의 처절한 탐욕이 그 앞의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무너뜨려 가며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조정해 가는 모습을 읽노라면
고도의 스릴러가 그렇듯 긴장되고 쫄깃한 맛이 느껴진다.
숨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또 그 다음 사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궁금하여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데,
과연 다음화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드라마화에 참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독자들이 바라지 않을 방향으로 끝나는 결말이
보다 현실적일 수도, 혹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는 느낌.
비정하지만 끌리는 결말이 맘에 들어
드라마의 새 시즌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