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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 - Curse of the Golden Flow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모든 걸 다 지우고 보면
이 이야기는 장난 아닌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 이다.
정을 통한 새엄마와 아들,
아내를 독살하려는 남편,
씨다른 여동생과 동침한 오빠,
형을 살해한 동생,
아들을 때려 죽인 아버지..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이러한 초절정 콩가루 집안 이야기도 그 집안이 중국 황제라면
서사가 된다.
더군다나
감독은 수백억의 제작비를 들여 중국 답게 무지막지한 엑스트라들의
일목요연하고 스펙타큘러스한 황궁의 모습으로 그 집안 외부를 포장한다.
건물 기둥 또한 아리따운 색기둥이며 등장 인물들의 복색 또한 각각 아름답다.
(빵빵한 가슴을 동여매어 도드라지게 묶은 공리 이하 여인들의 모습은 나름 좋은 볼거리다)
"붉은 수수밭"에서 부터 장예모 감독의 색감은 유명하였으나
중국 근대의 모습을 표현하며 심도있는 영화를 만들었던 그는 이제
중국 고대를 배경으로 한 무협 액션을 양식으로 한 '스타일리스트' 로의 변신을 마무리한 듯 하다.
깊었던 인물 묘사는 보다 얕아지고
대신 커다란 스케일의 모습이라던가 다른 방식의 미장센 배치로 연출하는
스타일링에 보다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다.
단지 그 이름값 때문인지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동원하여 그 얕은 묘사에서도 상당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나이 먹을 수록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최고의 배우로 점점 거듭나는 주윤발이나,
예나 지금이나 최고인 공리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진용'과 같은 오락 영화에 출연도 하면서 (그때 공리랑 사귀었던가..) 필모그래피를 이어온
장 감독이니 만큼 여러 방식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분임은 틀림없고,
그 장르가 무협이어도 좋지만,
'붉은 수수밭'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것이
나 혼자 만의 바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