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박중훈.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꾸준하고 열심히 하는 두 남자 배우들.
그러나 예전 한석규나 최민식, 송강호 등과 같이 그 이름만으로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그런 흡입력은 가지지 못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박중훈의 아무리 해도 안되는 표정 연기와
안성기의 아무리 해도 안되는 대사 톤 등에 원인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중훈은 어떤 영화를 해도 그 얼굴이 밋밋하고 예전 (나는 도저히 이해안되지만) 한창
영화만 내놨다 하면 당시로서는 제법 히트쳤던 다 똑같아 보이던 코미디 영화만 찍던 시절과
변신을 시도하는 지금과 다른 점을 모르겠고,
안성기는 눈을 감고 들으면 지금 어떤 영화의 어느 배역인지 구분할 수 없으리만치
그 똑같은 대사톤 (마치 책을 읽는 것 같은..) 때문에
그의 성실성과 영화인으로서의 품성이 가려 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공교롭게도 둘이 동시에 연기 변신을 꾀했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에서 조차
이 한계점은 극복되지 못하여 감독의 스타일에 조금은 묻혀버렸던 감도 있다.
어쨌든!
이 안타까운 두 사람이 이준익 감독을 만나서 찍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일 진대..
재미있게 봤다.
저 위에 주저리주저리 두 배우에 대하여 적은 것은
역시 저 한계점을 이 영화에서도 넘어서지 못하여 한숨짓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성기는 역시 캐릭터를 십분 이해하여 치졸하리 만치 열심인 매니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었으나 그 목소리는 좀 오버다 싶은 개그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고
(이준익 감독의 개그는......... )
박중훈은 폼 잡거나 웃거나 울거나 할 때도 금새 할렐루야를 외치며 코평수를 넓힐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재미있고,
로컬 라디오라는 상황 설정에 따른 에피소드 들은 감칠맛 난다.
그 감칠맛은 역시 조연들의 막강한 연기 때문인데..
최정윤, 정석용, 윤주상 등과 더불어 김양 역의 한여운 역시 괜찮은 연기를 보여준다..
전반부 김양의 눈물로 영화의 에피소드들이 힘 받아 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살려주는 노브레인!
처음 영화 찍을 때 몰래 카메라인 줄 알았다는 이들은
딱 그들 같은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내어 중간에 어색하게 튀어나온 김장훈 보다
백배 낫게 영화를 업시켜 주고 또한 오에스티 연주까지 기가 막히게 해주는 것.
이러한 꼭 필요한 곳에서 꼭 필요한 조연들이 힘있게 움직여줌으로써
영화가 살아나며 따뜻한 코미디가 완성이 되었다.
이준익 아저씨..
이제 돈좀 만지며 여러 작품 런칭할 수 있게 되었을 텐데..
앞으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