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만든 영화를 한국에서 상영하지 않겠다고 하고,
관객과 흥행 영화의 수준 운운 했던 그 감독의 그 영화다.
김기덕의 영화는 내게 1.5%만 부족하여
정말로 '작가'라고 인정하기는 싫으면서도 알 수 없게 끌리는 매력이 있어
한편 두편 챙겨 보게 만든다.
그 중 "수취인불명"과 "섬"은 제법 좋아하는 영화에 들어가고..
그러나 초기작에서 보여주던 '김기덕표' 라 할만한 표현과 느낌이
날이 갈수록 퇴색해 가고 있는 그 퇴색한 '삘'로
해외 영화제의 수상을 후광 삼아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사안들을 표현해내는
그의 최근작들은,
감히 저러한 오만을 떨 만큼 대단하지는 않다.
(초기작의 수준도 오만해서는 안되는 수준임은 마찬가지다.)
독특하기는 하나,
그 깊이에는 한계가 있고,
더군다나 흥행성은 떨어지는 그의 영화를
설령 100개 이상의 스크린에 건다고 해서
몇백만 명 이상이 들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작품성과 흥행성의 양로를 모두 걷고 있는 몇몇 감독들과 김기덕 감독은
관객에게 먹히는 수준이 다름을 알지 못할 만큼, 딱 그만큼 김기덕 감독은 사이코인 거다.
그는 그 사이코적 삘을 영화에 그려내고 그 삘을 보기를 좋아하는
(나를 포함한) 몇몇 관객들과 소통하면 되는 거다.
그렇지만,
성형수술과 인과적 시간을 연결한 이 작품에서
감독의 전매 특허인 그 서늘함은 간 곳이 없다.
이리 밋밋해서야..
눈물 흘리는 가면을 뒤집어 쓰고 걸어가는 여인의 모습 정도로는 약하지 않은가..
흥행성과 작품성 두 가지를 다 놓치지 않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