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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엘리 위젤 지음, 김하락 옮김 / 예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홀로코스트 문학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엘리 비젤의 <나이트>를 읽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있었기에 가장 많이 부각되었던 폴란드가 아니라,
루마니아 출신의 저자가 어렸을 때 직접 겪었던 일을 서술함으로써
그 소름끼치는 역사의 모습을 더욱 실감나게 전달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해주는 작품이다.
문학의 위대한 선작용이라 할 수 있을 감정의 환기를 가장 강하게 불러 일으키는 책이지만,
이 책을 지금 시점에서 읽음으로써
예전과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이 겪었던 비극은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인류사의 아픔이지만
그것이 유일한 것은 아니었다.
2차 대전 당시에만도 유대인들 옆에서 비율로 따지면 더 높은 비율로 집시들도 죽어갔고
우리 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만행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전장에서 군인으로, 혹은 위안부로, 혹은 노역자로 죽어갔다.
유사 이래 전쟁이 그렇게 수많이 반복되었는데 어찌 이뿐이겠는가.
다만,
이를 통해 인류가 깨달음을 얻어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더군다나 유대인들은 이 홀로코스트 배상금을 어마어마하게 받았고
그 자금을 이용하여 지금의 이스라엘을 건설했다.
지금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이들은 조상의 목숨과 비극을 담보로 하여 그들이 살 장소를 얻었다.
그러나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더불어 살기를 거부당한 설움으로 세운 나라의 주민이
그 설움을 이해하지 않은 채 똑같은 짓을,
아니 어찌 보면 반백년이 흐른 만큼 더 잔혹한 짓을 하고 있다.
어떻게 어린 아이에게 또래 아이에 대한 매질을 시킬 수 있으며
민간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폭격을 불꽃놀이처럼 보고 즐길 수 있는가.
그렇기에 또 다른 홀로코스트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끔찍한 저주들까지
전세계의 사람들에게서 받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증오를 세계에 퍼뜨린 그 원죄는 예수를 못박은 그 죄 만큼이나 크리라.
후에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는 저자 역시
그 수상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얘기했었다.
어렸을 때는 몰랐을 그 숨은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준 것이 이 책의 의미라면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