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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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의 추천을 받아 들였던 책인데

단번에 집지는 않았으나 이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씩 들리곤 해서 꺼내들었다.

그러고 나서 보니 등단 이후 아쿠타카와 상이라든가, 여러 가지의 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상당한 중견 작가가 아닌가..

어떤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며 읽기 시작했다.

 

'나와 우리 아들은 그를 박사라고 불렀다. 그리고 박사는 우리 아들을 루트라고 불렀다. 아들의 정수리가 루트 기호처럼 평평했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첫 페이지를 다 읽고 나자

나는 아마도 이 책을 최단 시간에 읽어내리고 좋아하게 될 것 같은 느낌에 빠졌다.

 

수가 가진 아름다움이 있다.

완전수라든가 소수, 우애수 등..

들을수록 신기한 수의 세계를 펼쳐놓는 박사.

그는 단기 기억 상실로 인해 단 80분 만을 기억할 수 있는 채로 수십 년을 살아왔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그 짧은 세계에 갇혀 사는 그를 돌봐주는 가정부와 그녀의 아이의 이야기.

 

짧은 기억 속에 숨겨진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수의 아름다움과 관계에 치환시켜 표현하는 박사 특유의 대화 방식.

그의 그 마음을 알게 된 주인공과 아들 루트는

그의 세계를 억지로 늘리기 보다 그가 가진 짧은 시간을 행복한 기억들로 채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박사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그가 가진 감성과 순수성은 가쁜 삶을 살아왔던 모자에게

점차 주변과 사람을 배려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그를 즐길 수 있는 기쁨을 알려주었고

그로 인해 그들은 서로 80분의 시간들 안에서 우정을 나누고 성장하여 간다.

 

그들의 아름답고 안타깝기도 한 일상들을 들여다 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박사의 생이 가슴아프지만

루트의 성장으로 보상받음에 감사하며 웃음 지을 수 있는 행복한 독서 경험을 가져다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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