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들의 죄 ㅣ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평점 :
알콜 중독 탐정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인 매튜 스커더의 데뷔작이다.
수많은 걸작 미스테리 소설을 써 내려, 그랜드 마스터 칭호를 받은 로렌스 블록의 작품들 중에서도
30년 넘게 스무 작품 가까이 계속되었던 인기 시리즈.
그 첫 작품은 역시 여러 가지 메타포를 담으며 공들인 티가 난다.
그다지 길지 않은 중편 정도의 작품이지만
전체적인 플롯과 곳곳의 복선이 꽤 공들여서 준비한 작품임을 알게 한다.
이 다음 작품이 같은 해에 바로 출간되었던 것을 보면
로렌스 블록은 이 시리즈에 대해서 준비를 열심히 하여
계속 끌어나갈 생각을 처음부터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경찰을 그만 둔 채, 별다른 면허도 없이 혼자서 탐정 비스무리한 일을 하고 있는
매튜 스커더에게 한 의뢰가 들어온다.
이미 범인이 밝혀진 살인 사건의 피해자의 아버지가
피해자였던 딸의 생전 행적과 삶의 모습을 알고 싶다는 의뢰를 한 것.
그저 난잡한 매춘부였으리라 짐작되었던 피해자의 삶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드러나는 모습은
당연했던 모습들과는 사뭇 다르다.
또한 범인의 행적도 짐작했던 것과는 다르다.
그들의 묘한 행동들은 이 작품의 제목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그들의 아버지들과 뭔가 관련이 있으리라 짐작은 되는데....
스커더가 결국 밝혀낸 진실은 쓸쓸하다.
그가 아프게 되뇌이며 살아가는,
그를 경찰직에서 물어나도록 했던 아픈 과거처럼
그가 밝혀낸 진실 또한 그에게 굴레가 될 것이다.
거의 40년전 미스테리인 만큼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배경도, 플롯도 고풍스럽다.
거의 나와 동갑인 작품.
그러나 계속될 스커더의 삶을 따라갈 독자라면
그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읽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