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왕자 - 오르페우스호의 비밀 안개 3부작 2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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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글은 특이하다.

묘한 스릴이 있으면서도 아주 박진감있게 진행되기 보다 천천히 늘어지고,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들면서도 무섭지는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주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만 손에 들면 계속 읽어내리지 않고는 못 배기기도 하고..

한국에 출간된 그의 저작의 순서는 매우 뒤죽박죽인데,

어쨌든 데뷔작인 <안개의 왕자>를 만났다.

 

안개 3부작 연작의 첫번째 권이기도 한 이 책은

데뷔작 답게 풋풋함이 보인다.

다분히 스티븐 킹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스물스물 퍼져가는 공포감으로 절정을 향해 치닫는 이야기.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킹의 그것과는 조금은 다르게 작가 자신 만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이 느껴진다.

더군다나 스페인의 조용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지라,

미국식의 도시 혹은 마을 분위기와 다른 공간적 배경 또한

미국 문화에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에게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메피스토 설화와도 비슷한 흔한 이야기이지만

안개라는 장치를 가지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의 풋사랑과 우정을 통해 이어나가는 이야기는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기에 데뷔작이지만 여러 상을 수상한 것은 이상하지 않다.

이후의 연작을 기꺼운 마음으로 계속 읽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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