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1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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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고 널린 여행기들 중에서도 내가 챙겨읽는 작가 중의 하나가 오소희다.

그녀의 여행이 특별한 것은 세살바기 때부터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한다는 것.

어찌보면 혼자서도 쉽지 않을 제3세계 배낭여행을 어린아이까지 데리고 다닌다는 것은

우리 보다 여행의 역사가 깊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일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대한민국 아줌마와 엄마의 뚝심으로 씩씩하게 여행을 해내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가 일반적인 여행자에 덧붙여,

엄마로서의 이야기까지 어우러져 참으로 읽을 맛이 난다.

 

내가 가장 가고 싶은 대륙인 남미.

이 모자가 드디어 이곳으로 떠났다.

여태까지의 여행 중에 가장 길었다고 하는 이 여행이 또한 특별한 것은

이제 초등학교 중간 학년이 된 아들래미 중빈이의 일기가 포함되었기 때문인데

마치 조카를 보는 듯,

이 꼬마의 생각과 행동이 커가는 것을 보는 것 또한 엄마와 또래인 나로서는 흥미롭다.

과연 어린이의 여행이 의미가 있는가.

혹자는 다 잊어버리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생각과 세계관을 갖게 되었을 때부터의 여행이 진짜라 하는데,

나도 그 의견에 동의는 어느 정도 하지만

어렸을 때의 이러한 여행이 그러한 생각과 가치관을 보다 빨리, 그리고 비교적 올곧게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남미의 여러 나라들..

칠레,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을 돌아다니며

그들은 또 다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아이이기에, 또 엄마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또한 사람들이 마음을 열게끔 해주었다.

축구공과 함께 중빈이가 가져 간 바이올린.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역시 스포츠와 예술. 말이 통하지 않아도 그저 통하게 되는 두 가지로

소통하는 두 사람은 이미 여행의 프로페셔널이다.

흔히 알다시피 정열적이고 태평하다 하는 남미 사람들은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살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임과 동시에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살다가 정작 현재는 행복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 우리와 달리

현재를 중시하여 지금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

그 정열을 불태운다.

 

스페인의 침략으로 시작된 수탈의 역사를 수백년 거치고

독립을 위한 투쟁,

그리고 여전이 불안한 정치, 경제적 상황 가운데에서도

좌파와 우파의 갈등이 지속되는 불안함.

언뜻 보면 우리와도 참 많이 닮아있는 이들의 현대사는,

그러나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위에 말했듯이 현재를 중시함과 뿜어내는 열정으로

우리와 조금은 다른 모습을 띈다.

 

붐 문학으로 말미암아 가까운듯 느끼고 언제나 동경하는 남미.

맘에 드는 여행자들이 들려주는 그곳의 이야기는 기분좋게 읽어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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