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리즈로의 분기

콜드 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7 ㅣ 링컨 라임 시리즈 7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야금야금 아껴가며 읽고 있는 제프리 디버의 라임 시리즈의 일곱 번째 권.

시리즈의 마지막 권을 읽어 버리면 그가 새로운 이야기를 보내 줄 때까지 2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띄엄띄엄 읽고 있으나 점점 끝이 보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나는 이 이야기의 팬이다.

라임과 아맬리아가 벌이는 일곱 번째 활약을 즐겁게 기대하며 첫장을 열었다.

이번에 상대할 범죄자는 '시계공'이다.

살인 현장에 기묘한 모양의 시계를 놓아두었기 때문인데..

날이 갈수록 영묘해지는 범인들은 이제 법과학자들이 분석할 증거를 거의 남기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더불어 평행적으로 진행되는 또 다른 두 가지 축은,

아맬리아가 별도로 혼자서 진행하는 경찰 비리 사건과

이 책으로부터 시작하여 별도의 시리즈로 전개될 캐트린 댄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의 첫 등장과 활약이다.

증거만을 신봉하여 철저한 과학적 고증 아래 사건을 검증하는 라임의 방법과

심리적인 정황을 파고들어 증인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숨겨진 사실을 끌어내는 댄스의 동작학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음에도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내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단초들을 서로 제공한다.

이미 댄스 시리즈의 첫 권을 읽은 내게 댄스의 첫 등장은 매우 흥미로왔고

그녀의 캐릭터의 전개가 재미있었던 측면이었다.

아맬리아의 사건은,

언제나 그녀에게 트라우마가 되고 있는,

라임을 만나기 전의 삶과 아버지라는 거대한 산,

모델 일과 순찰 경관 시절의 이야기들과 연관되어 그녀를 아프게 하는 시절로 돌아가게끔 하는 사건이다.

라임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여 그녀가 스스로 그 시절을 극복해 내길 원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계공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아직 뒤로 100페이지가 넘게 두툼하게 남아 있는 페이지들을 보면서

역시 디버가 독자에게 선물할 반전과 서스펜스는 아직 더 남아 있음에 기분이 좋았는데,

이 두 사건이 만나게 되는 시점부터가 반전의 시작이고

결국 이 사건들은 보다 거대하게 연결되어 있음이 밝혀 진다.

뭔가 더 거대한 이야기를 위해 반전을 깔기 위한

전체 시리즈에서 본다면 약간은 쉬어가는 느낌이기도 하지만

그러함에도 500페이지의 책이 슥슥 읽히며 빠져들게 하는 것은

역시 이 시리즈와 저자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