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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ㅣ Dear 그림책
숀 탠 지음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어찌 보면 그림책이요,
어찌 보면 만화 같기도 한,
연속되는 그림을 텍스트로 하는 책.
그러나 단색의 파스텔 톤의 연속된 그림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울림이 깊다.
841개의 그림들은,
도착이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한 가족의 이민사를 그리고 있으나
그 배경은 신대륙인 듯 혹은 미지의 새로운 세계인 듯 모호하다.
그러한 모호성으로 인해 독자는 익숙한 배경이 아닌 문자들과 도형, 건물로 가득한 세계를 보면서
작중 주인공과 같은 낯섬과 당혹감, 두려움 등의 감정을 공유한다.
고단한 삶을 어떻게든 극복해보고자 떠나는 이주지만,
또 다른 삶 역시 삶이기에 고난과 역경은 언제나 존재하고
어쩌면 익숙함이라는 것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더욱 힘들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도착 이후의 과정에서 좌절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다.
몇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의 경우,
드러나는 감정들을 떠올려 보면
가족과 떨어지는 아픔,
낯선 곳에서의 당혹감과 두려움,
신세계에 대한 기대감,
홀로 됨의 외로움,
새로운 것을 영위하는 즐거움,
힘없는 이주인의 공포,
그리고 감사와 행복과 안정감이다..
섬세한 그림 톤에 따라 독자는 작가가 의도한 감정을 충실하게 전달받는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와 그림들은 위대하다.
표지의 앞뒤에 빼곡하고 나타난 수많은 초상들은
어느 다큐 사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사실적으로
그 시대상을 표출하는 얼굴들을 보여준다.
친구의 소개로 읽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반가운 작품이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추천하고픈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