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새 책 -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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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헌책방 동지'를 책으로 만나게 되다.

 

내가 만난 이런 류이 책으로 의미있는 책은 이 책의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조희봉의 <전작주의자의 꿈>이 있다.

무엇보다 출간을 위해 저자가 고민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계속 지켜보던 끝에

드디어 책이 나와 즐겁게 술 한잔하게 되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기에 그런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되기에 뭐랄까.. 짠하고 반갑다.

 

헌책방을 통해 책을 만나는 애서가들이 주로 거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름의 취향과 기준을 가지고 책을 읽어 온다.

2. 우연한 기회에 헌책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책과 분야에 싼 가격 등에 대해 열광한다.

3. 새롭게 만난 세계에 대해 열광하고 미친듯이 책을 사들인다.

4. 인터넷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떤 기회에 은거 고수들을 만나면서 점점 관심 분야를 늘려간다.

5. 소위 레어템이라 불리는 책들을 '수집'하게 되고 배워오는 분야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게 되는 전문 분야가 생기게 된다.

6. 안정기에 접어들며 서가에 들이는 책들이 슬슬 컬렉션의 모습을 띄게 된다.. 등등..

 

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쳤고 저자도 그러한 듯 보인다.

나보다 연배는 조금 위이되, 이 세계 입문은 내가 조금 빠른 듯.

다만 교직에 몸담에 나보다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상황적 여유가 있는 저자에 비해

나는 사회 생활을 시작한 뒤로 학생이었을 때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

내공의 증진이 정체 상태에 있음에, 아마도 비슷한 경력이 아닐까 싶다.

 

나의 20대를 오롯하게 잡아 먹었던

헌책방 순례와, 친구들과의 이야기들.

밤새는 줄 모르고 좋아하는 책과 삶을 이야기하며 지냈던 그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 아니었을지..

이제는 그런 시간들을 가지는 기회가 매우 줄어들어 안타깝지만

드문드문 나오는 이런 책들을 만나는 즐겁게 그 책들과 대화한다.

혹 저자를 만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지.

아마도, 저자 역시 내가 순례를 통하여 만났던 사람들과 어느 정도는 교류가 있었을지 않았을까 싶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분야를 정하고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역시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책과 분야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때문에 사실 이런 책은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는데

책 한권을 읽음으로써, 갑자기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수십 권의 책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책에 미친 사람들의 숙명인 것을.

 

저자는 나를 모르겠으나,

또 한명의 친구가 생긴 느낌.

예전에는 나도 이런 책을 써보고 싶었고, 지금도 쓸 수는 있으리라.

하지만 이제는 보다 다른 작업을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생각.

여러 가지로,

즐겁기도 하고 숙제도 남는 독서 경험이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개인적 견해에 따라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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