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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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되자마자 200만권이 프랑스에서 팔려나갔다.. 라는 따위의 자본주의적 문구로 이 책을 접하지 말자.

왜 이 수십 페이지 짜리 (책이라기보다는) 팜플렛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를 보자.

'분노하라' 라는 선동적 외침의 의미가 무엇인지,

100세를 바라보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 같은 노인이 아직도 무엇에 그렇게 분노하는지 보고

자신을 반추해 보자.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방법이다.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세상' 과 그렇게 만드는 현실이다.

저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만들었던 '세계 인권 선언'의 기본적 가치는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그것을 실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장애가 많은 현실.

 

그 선언이 만들어진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오히려 그 의미가 점점 퇴색해가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는 근간의 현실에 대해서

'분노'해야 한다.

 

저자는 아마도 점점 우경화 되어가고 있는 유럽과 프랑스의 현실과,

전지구적 차원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아프리카나 이스라엘의 문제를 주로 보고 있었겠지만,

책 말미의 조국 교수의 또 하나의 '선동문'에서 설명해 주듯,

허울만 좋은 OECD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 작태에 대해서

그저 살기 힘들어 방관하고 무관심해져 가는 이 땅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라는 적극적 마음가짐과 반응은 꼭 필요하리라.

 

지금 지구에서,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태에 대해서 다시 쓰는 것은 시간 낭비이리라.

(물론 그 문제들을 문제라고 지칭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좌빨이라 칭하는 또라이는 여전히 다수

  존재하겠지만..)

다만 우리 나라가 매우 심각한 것은 그 인권에 대한 불감증이 극에 달해서

그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지 조차 않거나 애써 시선을 돌려 버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

 

작년 스웨덴 여행길에 우연히 마주친 그 나라의 총선에서

극우파가 다수 당선된 것에 '분노'하여 길에 쏟아져 나와 스웨덴은 망했다며

국기를 불태우던 젊은이들의 한가운데에 있을 수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산아 제한이나 국외 추방 등의 또라이 공약을 내세운 극우 집단에게

표를 던지는 사람이 제3의 길을 성공적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되었던 그 나라의 국민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보수든 진보든 '문제'로서 인식하고 있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자 회견은 나에게 인상적이었다.

 

오직 중간이 존재할 수 조차 없고

좌빨과 수구만이 서로에게 인식될 뿐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도 적은 나라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과 의지를 찾고 있지 조차 않은 현실.

 

이러한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프랑스 국민들보다 수백 배 더 분노해야 하리라.

 

그 방법론으로 저자가 내세운 여러 가지 강령들은

우리 나라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비폭력. 무관심의 극복. 언론 자유화. 사회 단체 등을 통한 실천의 시작.. 등등..

 

자,

분노하자. 그리고 행동하자.

 

에셀 옹의 말 대로

창조는 저항이고, 저항은 창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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