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스 오브 디셉션 롤스 오브 Rules of 시리즈 1
크리스토퍼 라이히 지음, 이정윤 옮김 / 프리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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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가 끝남에 따라 스릴러 문학에서 약간은 그 주도적 위치를 내준,

다시 말해서 유행이 지난 장르가 바로 스파이 소설이 아닌가 한다.

동서 진영 간의 치열한 정보전과 위기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초인과도 같은 스파이들의 모습들.

그러나 뚜렷한 적을 상정하고 양측의 대결이 백미였던 이 장르는 이념 대결의 종결로 하향세이다.

 

그렇지만 최근 다시 스파이 소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이때는 주로 '악'의 세력으로 테러리스트들을 상정하고

그 테러 직전의 긴장과 함께 그를 막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주로 그려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기 작가 디버가 007 새 시리즈를 출간하고,

그와 더불어 이언 플레밍의 전통의 007 시리즈까지 국내 출간되는 등 새로운 전성기를 향해서

러쉬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플레밍이나 존 르 카레 등의 전통적인 강자 이외에

새로운 이름을 가진 작가의 스파이 소설이 출간되어 반갑다.

화려한 수상 경력의 이 책은 스파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한 의사가 주인공이다.

 

아내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다가 거대할 것만 같은 사건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되고,

이야기의 또 한 축은 다른 쪽에서 역시 테러와 얽힌 음모와 그를 쫓는 자의 이야기가 흘러가게 되는데,

분명히 어느 한 순간에 두 이야기가 만나서 절정으로 치달을 것은 알고 있으되,

그 지점이 어디인지, 어떻게 만나게 될지가 궁금하여 쉴 사이 없이 페이지가 넘어간다.

짧은 챕터들의 연속으로 호흡이 빠른 점도 이야기의 빠른 흐름에 일조하여

마치 첩보 영화를 한편 보는 듯 장면의 전환이 휙휙 된다.

 

요즘의 많은 스릴러 소설들이 그렇듯이 영화적인 서술인데,

어떤 경우는 그것이 소설적 장치들과 어우러지지 못하여 어색할 때도 많지만

이 작품은 어느 정도 균형이 잘 맞춰진 듯 보인다.

 

그렇지만 울림은 좀 적다.

킬링 타임용 영화를 보고 나면 시원하기는 하나 잘 기억은 나지 않듯이..

다만,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은

두꺼운 이 책의 끝 부분에야 캐릭터가 잡힌 두 주인공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여

오히려 더 기대가 되는 부분.

 

덧붙여,

대학 시절 신문을 만들던 기억 때문에 오타나 철자법, 맞춤법 등에 매우 민감해서

그런 잘못이 많은 책을 읽을 때면 힘들어 했었으나

최근에는 그런 부분에 많이 둔감해진 덕분에 페이지가 잘 넘어 갔음도 짚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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