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웃고나서 혁명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이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는 시대이긴 하지만,

아직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주 많은 나라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한 나라를 다녀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그 나라에 대하여 다른 나라보다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나의 경우, 첫 배낭여행지였던 터키가 그러하다.

인상깊었던 그 여행 때문에 TV든 뉴스든, 책이든 어디선가 터키에 관한 이야기가 들리면

한번이라도 더 눈길이 가게 된다.

 

책의 경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오르한 파묵을 그래서 접하게 됐고

꽤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다.

또 한 명의 터키 국민 작가 아지즈 네신.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국내에 제법 소개가 많이 되었으되 읽지 못하다가

올해 새롭게 나온 신간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표지의 문구인 '혁명적 유머'라는 말이 딱 와닿는다.

터키 최고의 풍자 문학 작가라는 묘사가 무색하지 않다.

그 사회의 부조리, 허영, 부조화 등의 거리들을 하염없이 웃을 수 있는 유머로 풀어내는 문장들에 쉬지 않게 웃게 된다.

출퇴근 길 버스 안에서 읽다가 킥킥대는 바람에 약간은 얼굴 붉히기도 할 만큼 재미있었다.

 

읽고 나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풍자하여 비판하는 터키 사회 혹은 일반적 현대 사회의 모습에서 나와 우리 나라는 자유로운가?

물론 풍자의 대상이 될 만한 거리가 없는 사회와 개인이 어디 있겠는가 마는

우리 사회는 아직도 너무도 많은 거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아직도 아지즈 네신에 필적할 만한 걸출한 풍자가가 쉽게 나오기 힘든 풍토라면

오히려 훨씬 더 뒤떨어진 후진 사회가 아닌가.

 

 

유쾌했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언제쯤이면 이러한 책을 그저 편안하게 즐겁게 읽을 수 있을까.

그렇지만 현실의 아픔과 아쉬움을 딛고 유쾌하게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네신의 책은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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