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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인류사를 들여다 보면 전쟁과 그 결과에 따른 힘의 재편으로 역사가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고대의 전쟁이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하여 팽창하여야만 하는 이유도 존재했을 것이다.
단순히 정복자의 욕망으로 인한 전쟁도 있었겠지만
근본적으로 가지지 않은 자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전쟁으로 시작된 것이 인류 초기의 전쟁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전쟁들의 양상은 다르다.
이미 생산력이 많이 높아져서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을 조금만 한다면, 전쟁에 쏟는 노력의 일부분이라도 한다면
아주 풍요롭지는 않더라도 누구도 삶의 질을 조금씩 높혀서
현재 많은 분쟁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참함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이유 등으로 아직도 전쟁은 근절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피흘리며,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전세계의 분쟁 지역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김영미 PD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의 머리말이 인상적이다.
유럽의 유스호스텔에서 각국의 대학생들은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 논하는 반면,
한국의 어린 대학생들은 그 어느 나라의 학생들보다 치열한 학창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영어 단어와 수학 공식에 매몰되어 그러한 일들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모습을 본 저자.
그녀가 느꼈던 안타까움이 나 역시 느껴진다.
힘든 자들에게 관심갖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면 그저 체제의 꼭두각시가 될 뿐이다.
거대한 체제의 한 톱니로만 존재하면 분쟁 지역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그 체제가 흔들렸을 때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힘든 자들의 한 사람이 될 뿐인 것.
나 역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김영미 PD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중에서 잘 모르는 것도 있어서 조금 부끄러웠다.
종교적인 분쟁 지역인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독립 분쟁 지역인 동티모르, 체첸, 카슈미르, 쿠르드 족.
석유 등의 자원을 둘러싼 분쟁 지역인 이라크, 시에라리온.
민주화 분쟁 지역인 소말리아, 콜롬비아, 미얀마 등등..
그곳에서 증오와 가난 속에 하루하루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 역시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고 인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무관심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장 개인적으로 뛰어가 분쟁을 해결할 수 없지만
이웃 국가인으로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 곳에서 개인적인 영욕을 따라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모는 이들을 척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영미 PD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형식을 따르니만큼 쉽게 읽을 수 있다.
TV 프로그램과 책으로 이렇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가 있어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
그에 부응하자. 조금의 관심과 행동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