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로제 마리 & 라이너 하겐 지음, 이민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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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연상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내게 물어본다면,

가우디, 산티아고 순례길, FC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프라도 미술관과 고야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처음 서양 미술사를 배우면서 미술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할 때에

보았던 고야 그림의 슬라이드 하나.. 거대한 거인의 그림..

그 그림에 매료되어 이후로 고야의 그림을 이러저러한 책과 전시에서 찾아 보게 되었다.

이제 더러는 알고 있는 그림과 삶이지만,

또 다른 그림과 해석, 서술을 타센 시리즈를 통해서 만난다.

 

십년도 전에 광화문의 대형 서점의 외서 코너에서 타센 시리즈를 처음 보았을 때를 기억한다.

적당한 두께와 가벼움, 깔끔하게 인쇄된 도판.. 살만한 가격..

주욱 꽂혀있는 서가를 보며 갖고 싶음에 몸서리쳤던 기억이다.

결국 그 날 원서라서 그림만 볼 것임을 알면서도 한권 살 수 밖에 없었는데..

번역본으로 만나는 타센 시리즈는 더욱 반갑고,,

그 당시 읽지 못했었던 텍스트들은 과연 어떤 식의 서술일지 궁금해진다.

 

고야를 다룬 이 책은,

특별히 연대기 구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림을 위주로 한 해석이라고도 말하기 애매하다.

특정한 카테고리 또는 주제를 선정하여 그것으로 화가의 삶이나 생각, 그리고 그림에 대한 해석을 동시에 추구한다.

독특한 구성이지만 각 소주제들이 고야를 아주 잘 표현해 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스페인의 복잡다난한 역사 속에서 사실 고야의 그림과 사상은 변화를 겪어 왔다.

그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든, 아니면 입신 양명을 위해서든 그는 권력과 가까이 있기도 했으며

서민과 삶과 풍경으로 들어가 그것을 묘사하기도 했고,

전쟁에 분노한 그림이 나오기도 하는가 하면 무의식적인 환상의 세계를 묘사하기도 했다.

 

사실 한 화사의 작품 세계와 삶을 어느 몇 가지 '풍'이라는 것으로 뭉뚱그리기는 어렵다.

평범한 민초로서 살아가는 사람 또한 얼마나 많은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 거리 중의 몇몇을 적절한 그림의 예와 함께 끌어내 오고 있다.

물론 그 도판들은 아름답다.

 

맘에 들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역시 이 시리즈에 대한 내 처음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다른 화가들을 다룬 책들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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