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한국에 입국하려다가 G20 행사 때문에 강화된 보안 검사에서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다는 이유로 입국 거부되어 화제가 되었던 저자 마쓰모토 하지메의 책.

색다른 방식의 빈곤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기상 천외하고 즐거운 그의 투쟁 방식은 처음에는 계속 웃게 만들고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보수 꼴통의 생각으로 이 사람을 대한다면 한없는 위험한 불순 분자에 불과하겠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체제에 반대하고 자신이 주인되는 삶을 살아가려는 그의 노력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비율은 의외로 상당히 높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자본의 흐름에 휩쓸리며

결국 그 자본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의사 결정권자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남에 다름 아니다.

소위 좋은 대학을 나오고, 소위 좋은 직장을 다녀 '출세' 비스무리한 위치에 올라서도

실상은 그 거대한 흐름의 아주 작은 조각일 뿐,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움직이고 행동할 수 있는 여지는 적다는 것이다.

 

일본도 그러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더욱 더 이러한 말이 실상에 가까울 것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영어니 뭐니, 조기 교육이니 뭐니 해서 학원에 다니며

무한 경쟁에 던져지고 그 경쟁은 죽을 때까지

입시와 취직, 승진과 돈벌이, 다시 자식 교육 등으로 이어지며 끝나지 않고

결국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보다

어떻게 살아야 성공한 삶이라고 불리우는 삶인지에 추점이 맞춰진 삶을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이며

신자유주의를 거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사회 전체의 분위기로 만든 이들 때문에

그러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적자 생존의 세계에서 서는 길이라 세뇌되어

이러한 삶의 방식의 날카로움은 점점 더 벼려지고 있다.

 

엘리트주의자 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위정자들이

국가 정책을 입안하는 요즘에 와서는 아예 이런 것들에 대한 비판 자체가 우스운 일이 되어 버렸고

'아륀지' 논쟁 처럼 차마 웃어버릴 수 조차도 없이 어이없는 이야기가

가십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으니..

 

마쓰모토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일침을 가한다.

우선은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하여

그러한 흐름 속에서 최대한 자본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돈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그러한 방법으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사회 자체는 변함이 없고

오직 자신 만의 움직임으로는 의미가 없을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삶의 방식을 주변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운동을 제안한다.

 

여러 가지 그가 벌였던 일은 많지만

지금은 한때 유행했던 풀뿌리 민주주의와도 같은,

지역에 기반한 풀뿌리 자생 경제 집단 운동이라 부를 만한,

나눔 공동체와 가게를 가장 큰 일로 삼고 있는 듯 하다.

 

사회적 분위기도 너무 다르고,

아직도 이러한 일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타인에 대한 인정 자체가 너무도 부족한 우리 나라 이므로

- 우리 나라에서 집회 신고하고 경찰을 엿 먹이면 어찌 되겠는가? -

당장 이런 식의 일은 벌이지 못하더라도

옆 나라의 젊은 청년이 하고 있는 일에 조금이라도 관심과 자극을 받아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리라.

 

모처럼 통쾌한 책이었다!

 

애들 밥값 뺏어 팡파겠다는 정신나간 인간들이 있는 곳에 가서

갈고등어 굽고 찌개 끓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