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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4 - 베누스의 주사위 ㅣ 로마 서브 로사 4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로마의 뒷골목, 혹은 광장에서 벌어지는 정치적이면서도 생활사적인 사건들 속에서
'더듬이'라 불리며 온갖 사건에 맞닿으며 해결하는 고르디아누스가 등장하는 네번째 책.
이상하게도 로마사에 끌리는 나로서는 시리즈 첫권부터 즐겁게 읽어오고 있는 소설인데
이번 책은 앞선 세 권과는 조금 다른 듯한 매력이 오히려 묘하게 더 끌려 즐겁게 읽었다.
정치적 회오리 한복판의 굵직한 사건들 속의 한가운데 있었던 이전의 모험과는 사뭇 다른 스토리.
물론 살인의 희생자인 디오를 만나게 되는 과정은
드디어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 폼페이우스의 삼두 정치와
이후 이집트를 끼고 벌어지는 권력 싸움과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폼페이우스, 카이사르의 전투, 그리고 카이사르의 등극 등을 앞두고
프톨레마이오스 왕이 아직 이집트의 왕좌에 있던 시절의
이집트와 로마의 정치적 사건들 사이에서 벌어진다.
고르디아누스의 옛 스승인 디오가 찾아오고 죽게 되는 사건을 접하며
왠지 모를 의무감으로 이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수사를 시작하는 고르디아누스.
하지만 이후의 스토리 전개는 커다란 정치적 음모와 술수 보다는
난삽하기 그지 없는 로마 귀족의 성적 방종과 뒷 이야기들 속에서
치정의 증오들이 얽히고
왠지 뒷골목의 술냄새와 비릿한 살냄새 등이 풍겨나오는 듯한 사람들과 사건들이 계속하여 등장한다.
고르디아누스의 행적을 따라가고 있노라면
오늘날에도 조차 바로 드러내기 힘들 여러 가지 인물들과 사건들이 등장하며
이 복잡한 인물들의 심사와 행동을 선뜻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거기에 중간중간 카툴루스의 시구로 버무려진 텍스트들은
이전의 역사서적인 서술을 떠올리자면 시리즈가 진행되며 약간의 파격을 시도하고 싶었을
작가의 웃음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로되,
그것을 키우면 정치가 되겠지만 작게 들여다 보면 그저 관계에서 비롯되었다.
로마인들이 믿었던 수많은 신들.
결국 인간은 그 신들이 굴리는 주사위 숫자에 따라 움직이는 말판이 아닌가.
이번 책의 제목이 <베누스의 주사위> 이듯이,
이번 책의 인물들은 움직이는 것은 사랑의 신 베누스.
동서고금의 숱한 사건들이 그러했듯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난한 감정이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기 힘든 결과로 이끈다.
많은 일을 겪고 난 뒤에,
결국 고르디아누스는 아내에서 사랑으로 돌아가고 가족들 사이에서 안식을 취하는데,
많은 사랑들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따뜻한, 베누스의 가장 큰 선물이 그것이 아닌가 한다.
몇 가지의 사료들을 가지고
이렇게 커다란 사건을 재구성해 낸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대단하다.
어서 다음권이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