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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천마일 -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
박문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흔치 않은 아프리카 여행기라 생각하고 집어들었던 책.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라 보고 넘어가기에는 생각하게 하는 구절들이 많았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나를 포함한 한국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어떤 이는 광활한 초원과 야생 동물들을,
어떤 이는 내전에 찌들린 현실과 난민들과 에이즈를,
어떤 이는 인종 차별과 노예 무역의 아픔을 딛고 성공한 축구 선수들을 떠올렬 지 모르겠다.
군에서 갓 제대한 젊은 청년인 저자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달랑 100만원으로 1년을 살아보겠다고 떠났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는 거기서 많은 이들을 돕고 도움을 받으며
결국 그 목표를 이뤄냈고
그가 거기서 얻은 많은 친구들과 경험과 생각들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참혹하고 암담할 수도 있는 현실 속에서,
밝음을 가지고 희망을 가진 채 웃을 수 있는 순수한 사람들.
그리고 속세의 성공 보다는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돕고 살아갈 수 있는 품성을 가진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과 그 자연을 보면서 닮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청년은
자신의 삶을 새로이 꿈꾸고 결국 대학도 바꾸며 스스로의 힘으로 NGO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이루어 낸 작은 성과. 아니 큰 성과.
단순한 여행과 방랑, 혹은 치기가 될 수 있었던 여정과 시간 속에서
광할한 자연 만큼 크고 열린 마음을 품고 사람들을 만났기에 가능했었던 성취였을 것이다.
배울 점이 많았던 책.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 있다.
바오밥 나무.
<어린 왕자>에서는 소행성을 집어 삼킬 지도 몰라 씨와 싹을 언제나 제거해 주어야 하는 존재지만
실제로는 아름다워서 가시가 많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미와 달리
병에 걸리기 쉬워 외관상 늠름해 보이는 큰 성체로 자라기 어렵다는 나무이다.
겉모습만 보고 대충 생각하기 이전에 그 모습을 갖추기 위해 걸어오고 겪어온 결과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역사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여행 뿐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러한 열린 마음과
크게 바라볼 수 있는 식견을 가질 수 있다면
이 멋진 청년이 그러했듯이 조금은 더 나이든 지금도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