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탐정은 환영받지 못한다 밀리언셀러 클럽 73
P.D. 제임스 지음, 이옥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수많은 미스테리 소설이 쓰여져 왔지만

그 정면에 나서서 활약하는 탐정 중에 여탐정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오래 전에 쓰여진 책일수록,

그리고 그 탐정의 수사 방식이  미스 마플과 같은 안락의자형이 아닌, 활동적인 방식일수록

더더욱 그러하다.

그것은 미스테리 물이 다루는 사건들 대부분이 살인이나 강력 사건이므로

위험한 사건 현장을 누비고 다녀야 하는 직업인 탐정일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쉽게 풀어나가기가 어려워서 일 것이고

또한 사회적 통념 또한 그러한 여탐정의 롤에 쉽게 개연성을 주기 어려워서 였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코딜리아는 이러한 통념을 적극적으로 깨고 나온 모습은 아니다.

그렇게 성공하지 못한 탐정 사무소의 동업자 였으나 그 위치에 자리잡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또한 그 자리 역시 자신의 뛰어난 탐정 능력으로 쟁취한 것도 아니다.

어느날 파트너의 자살로 그 자리에 차라리 던져졌다고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앉게 되었고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다른 일을 찾아야 할지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맞게 된 한 의뢰에서 역시 자신의 소견과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기 보다

파트너의 조언과 과거의 추억 속에서 묵묵히 일을 할 뿐,

특별한 여성미를 뿜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녀의 차근차근한 수사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친화력으로

일반적인 남성 탐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그 와중에 여러 등장 인물과 관계 맺는 방식 역시 여성적인데

미스테리 팬으로서 이러한 과정을 읽는 것은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역시 미스테리의 여왕 이라 불리웠던 사람이고 보면

그녀 자신이 여성이기에 그녀 만이 그려낼 수 있는 필치로 새로운 유형의 탐정을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큰 사건은 아니지만 작은 자살 사건을 수사하고

또 결말과 그 결말이 마무리지어지는 방식의 특이성 때문에

후반부는 책장을 어서 넘겨야만 했다.

스펙타클 하지 않으면서도 소소한 읽는 재미를 안겨주는 것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있었던 책.

 

과연 코딜리아는 이후에 자신이 택한 직업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갔을까?

그러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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