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더니스 밀리언셀러 클럽 85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텐더니스.. 묘한 제목이다.

무엇이 부드러울까..

최근의 스릴러 소설들에 비하면 아주 얇은 두께의 이 책에는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여러 모로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쳐 들었다.

 

한명의 소녀와 한명의 소년의 시점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은

일반적인 사회 통념으로 본다면 사회 부적응자이며 그래서 일탈적인 생각과 행동을 갖고 있다.

둘 모두 온전한 가정이 아닌 곳에서 성장하는데,

소녀와 소년 모두 나이를 넘어선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나,

결국 성적 일탈과 집착, 그리고 폭력과 죽음/살인에 대한 집착으로 서서히 자신을 무너뜨린다.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일탈적인 성향은

이 책의 제목인 '부드러움' 속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모른다는 의미를 내포하지 않을까.

부드러운 성격이든, 부드러운 외모든

마치 장미의 가시와 같이 그 속에 진정 무엇이 담겨져 있는지는

결국 그 부드러움을 헤치고 깨뜨려야 알 수 있는 것.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TV 및 영화 시리즈 "트윈 픽스"나 또 "블루 벨벳" 등의 영화에서 그려졌듯이

겉으로의 부드러움과 평온의 이면에 숨겨진 아픔과 공포가 얼마나 아린 것인지 이 책은 그리고 있다.

소년의 짧은 독백들과 소녀의 다가감 속에 조용히 긴장감은 고조되는데

그들의 짧은 만남 속에서 서로의 이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면서 그들은 겉의 부드러움을 깨뜨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관계가 된다.

그럼으로써 일탈성과 집착성을 (둘 사이 만큼에서는) 조금씩 버리며

그들 안의 '괴물'과도 같은 '부드럽지 않음'을 조금씩 버려갈 수 있게 되지만,

결말은 비극적이다.

 

결말에 나타나는 물.

손으로 움켜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지만,

그 깊이와 무게를 알 수 없는 물이야말로 'Tendernes'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상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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