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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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간다.

그리고 대부분 그 살아감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리고 운명인지 개척인지 잠깐씩 생각하며

그 사이 어딘가로 대충 퉁쳐놓고 일상을 살아간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살아가기 시작하면서는

그 삶의 주는 무게가 만만치 않아져 우연과 필연 사이의 간극을 쳐다볼 여유가 사라져 가기 때문이다.

그저, 큰 선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나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닥쳐오는 큰 결과를 보게 되었을 때

이게 과연 나의 개척적인 선택인가, 혹은 이 결과가 나의 운명인가,, 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될 뿐이다.

 

여기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생을 돌아보는 젊은 여성이 있다.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기로에서, 어찌 보면 우연과 필연 사이의 간극을 가장 절실히 바라보며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선택의 하나를 해야 하는 시기.

 

그녀의 선택은 남자 친구와 아프리카로 떠나는 것.

어찌 보면 한국이란 나라에서 일상을 벗어나 일탈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 방식 중의 거의 최고가 아닐까.

아프리카.

전세계 안 헤집고 다니는 곳이 없는 한국 여행자 조차도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나라에,

영어 지상주의 국가에서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쓰지 않는 불어권.

거기에 또 다른 외국의 남자 친구까지.

 

그렇지만 그녀의 선택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음을 책을 읽어가며 알게 된다.

 

우연과 우연과 우연이 겹친 시간들.

우연히 알게 된 시인.

그래서 우연히 공부하게 된 언어.

그래서 우연히 받은 메일.

이런 것들이 겹쳐 우연히 찾아온 사랑.

 

이런 우연들이 겹친 뒤 만난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하게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기 위한 선택으로 떠난 것이 바로 이 아프리카 행인 듯 싶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아프리카 여행기가 아닌,

한 젊은이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감상과 그 선택 초반부를 적어 내려간 기록이며,

그 옆에 이국적으로 등장하는 아프리카의 모습이 담겨 있는 책인 것이다.

 

그녀의 공부, 그녀의 사랑, 그녀의 미래..

모든 것을 응원하고 싶다.

삶이 항상 그러하더라도 특히 요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나이기에

같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로서 그녀가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이 계속 되어 가기를..

그리고 나 역시 그러하기를.

나 또한 아프리카가 아니더라도 땅 어딘가에서 나의 선택을 펼칠 곳을 찾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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