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향신료 이야기 - 달콤한 미각의 역사 ㅣ 살림지식총서 252
정한진 지음 / 살림 / 2006년 8월
평점 :
우리 생활을 받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의식주라고 할 때,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문화사를 살펴 보는 것은 꽤 재미있는 독서가 된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식' 그리고 그 중 향신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음식 문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그저 배고플 때 배를 채울 수만 있으면 좋다,, 라는 수준에서 벗어난 지가 얼마 안 되어
직접 요리를 한다는 것은 고사하고, 맛을 잘 구별한다거나 재료를 안다거나 하는 것은 꿈도 못 꾸지만
향신료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배낭 매고 해외에 몇번 여행을 나갔다 오게 되면서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특이한 맛 또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손에 끌려 처음 여행을 갔었던 싱가폴에서 먹게 되었던 '꼼양꿍'은 특이한 향취 탓에
거의 먹지 못하였는데 지금은 그 '고수'를 어느 정도는 먹게 된 것도,
그리고 그 빈대 냄새나는 풀의 이름이 고수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모두 그러한 경험 덕분이다.
향신료의 정의를 어디까지로 할까 에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알게 된 그 종류와 쓰임새는 어마어마 하게 많았다.
인류가 존재해 온 이래 주된 음식 재료는 크게 변하지 않았으되,
그 식재료를 요리하여 먹는 방법은 수없이 변해왔고, 그러한 변화를 이루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향신료의 발견과 이용에 있었음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후추, 고추, 생강, 마늘 등을 포함하여
서양 중세사를 보다 보면 이름만 듣게 되지 실제로 어떤 것인지 항상 궁금했던
육두구나 정향, 사프란 등..
다양한 향신료의 산지와 특징, 역사 등을 짧은 글 안에 담아낸 이 책은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제법 많은 정보를 주기에 잠깐 짬내어 읽어 볼만 하다.
우리가 주로 먹는 향신료 이외에 서양식 향신료는,
과거에 화폐와 같은 지위를 누렸을 정도로 값이 비싸서 상위 계층만 먹었던 것과 달리
이제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내고 자연식을 먹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
서양 음식에는 거의 쓰이지 않기 때문에 잘 먹기 힘든데..
인도, 중동, 동남 아시아 등에서는 아직 그 지역 고유의 음식에 많이 쓰이고 있다 하니..
이 책을 다 읽은 김에 인도 커리 전문점에 오랜만에 한번 가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