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만화경..

어렸을 때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서 들여다 보던 생각이 난다.

색색의 종이들이 거울에 반사되어 이렇게 저렇게 모양이 바뀌던 아름다움.

친구와 둘이 하나씩 사서 바꿔 보면 항상 다른 무늬가 나왔던,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장난감이었다.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아마도 너무도 단순하여 흥미거리를 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어찌 보면 만화경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보면 이렇게, 저렇게 보면 저렇게..

항상 변화무쌍하고 비슷해 보이지만 같지는 않다.

또한 하나의 이미지가 거울에 비추어져 확대되는 것처럼

'나'라는 주체가 여러 가지 Social Status 에서 다른 모습과 Identity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흔히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하지만 또한 '세상은 만화경'이 아닐지.

 

요이야마라는 일종의 지역 축제가 벌어지는 교토는 그야말로 정신없는 축제의 한장이다.

그 안에서 여러 명의 인물들의 독특한 여섯 가지 경험을 이 책은 담고 있다.

때로는 이 사건들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사건들이

하나하나 읽다보면 얽혀 있는 사건들이라,

마치 만화경 속의 그림들이 환상이고 그와 같은 우리 삶의 모습이 현실임을,

그러나 그것들이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모든 사건들의 배경에는 요이야마가 등장하는데,

이 정신없는 축제라는 것이 또한 우리네 삶의 일상을 비현실적인 꿈과 같은 것으로

잠시나마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이를테면 현실의 이미지를 거울로 둘러싸서 만화경 속의 환상적인 모습으로 만드는 것처럼..

 

거창한 장난과

축제 속에 길을 잃었던 꼬마 자매..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택했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현실과 환상을 한번 다시 쳐다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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