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럽다'고 하는 여행가 김남희와 (책으로) 떠나는 네번째 여행이다.
이번에는 그녀가 네팔의 아름다운 설산 트레킹 코스로 안내한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당연한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산'이었다.
나는 산과 그렇게 친하지 못하기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산에 열광하는 것이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물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좋은 경치를 보면서 천천히 트레킹하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에 힘이 들게 되면서부터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
비록 정상에 올라 그 땀에 대한 보상을 받더라도 그것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산이 동네 뒷산이든, 아니면 히말라야의 장엄산 설산이든 그 차이가 있을까?
저자가 다른 책과 이야기 속에서 발췌해 들려주는 많은 산악인의 도전 일화와,
또한 산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산과 자연을 생각해 보았다.
장엄한 자연 속에서 완연히 혼자가 되어 보는 것.
그래서 그 자연을 한번 몸으로써 맞닿아 보는 것.
혹은 누군가와 함께라도 괜찮은.. 산은 스스로의 힘으로 걷는 것이기에.
그럼으로써 가장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질 수 있고 들여다 볼 수 있을 때 느끼는 그 감정으로
일상으로 돌아와서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추스릴 수 있다면
보다 힘있고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삶과 사회와 일과 관계에 지쳐 있는 지금의 나.
막막하고 힘들고 두려운 내일.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길까, 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일반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아서 불안감을 가질 수도 있는
길 위의 많은 사람들 역시 그런 희망으로 또 한 걸음을 내딛고 있지 않을까.
그들을 응원한다.
나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