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행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우선 표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해외에서 날아온 낯선 엽서와도 같은 느낌의 더스트 커버.

소인과 지은이인 요시다 슈이치의 이름이 보낸 이처럼 보여

마치 이 책을 들고서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커버를 살포시 벗겨보면 하드 커버 겉면은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의 한 곳의 지도같은 그림이

이쁘게 프린트되어 있다.

 

자세히 거리 이름들을 살펴보면

이 책에 실린 각 단편들의 이름이 지명으로 되어 있어

이 책을 읽으면서 요시다 슈이치가 펼쳐 놓은 도시의 한곳 한곳으로

골목길 여행을 떠나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다.

작가가 10년 집필 기간 동안 써내려온 단편들을 모다 하나하나 만나는 것은

시간적이기도 하고, 상념이 머무르는 공간적이기도 한,

작가가 그려낸 한 세계로의 여행이 아닐까.

천천히 그가 안내하는 슈이치 소설의 세계 혹은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 마치 여행기같은 이야기들을 연상하게 되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보다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작은 일상과 이야기들의 집합이다.

그 안에서 때로는 작고, 때로는 클 수도 있는 사건들을 겪고 살아가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은 삶의 종착점을 향해 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여행자라고도 할 수 있을 것.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이야기에서부터,

낯선 도시에서의 식사를 기점으로 한 두 사람의 생각 (그 낯선 도시는 다름 아닌 서울이다)

고층 호텔이라는 지극히 도시스러운 공간으로의 이동,

여전히 도시에서 일어날 법한 이웃과의 마찰 속의 소시민적 희망.

변함없지만 초라해지는 도시의 한 구역에서의 추억 등..

 

도시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일어날 법한 작은 일화를 감수성 풍부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짧은 글로 잡아내는 기법은 동일하되,

작가가 변해감에 따라서 변화해 왔을 그의 감성에 따라

지극히 서정적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그 반대일 경우도 보인다..

 

흥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다.

작가의 변천이랄까, 흐름을 단편들로만 만나는 것.

그리고 그 소재들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다른 경험과 감성인 것..

 

나 역시 도시에서 내일도 여행을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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