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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드림 - Arizona Drea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쿠스트리차는 내게 언제나 환상이요, 고향이고 흥겨움이다.
내가 그의 영화중 "집시의 시간"을 가장 먼저 봐서 박힌 편견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 이후 그의 영화들을 죽 보면서 그 생각은 변하지 않고,
나와는 관계있을 리가 없는 유고의 풍경들을 보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고향을 떠올리며 흥겨워져 즐거워진다.
그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몰랐었지만,
이제 오랜 시간을 돌아
남미의 문학들, 소위 '붐'와 '포스트 붐' 문학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고
보르헤스의 잠언들을 가슴 한 구석에 새기고 대학을 졸업한 내게
쿠스트리차의 영화는 마르께스적인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용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다시 한번 사랑스럽다.
유고를 떠나 미국으로 떠나 온 그의 영화는,
역시 뉴욕이 아닌 아리조나 라는 사막을 택한다.
물고기 날아다니는 판타지를 표현하기에 미국의 천박한 도시들은 결코 어울리지 못한다.
먼지 날리고 바람 부는 사막, 그리고 그 한가운데 스산하게 선 저택(트레일러면 더 어울릴..)이
바로 집시적이고 환상적이다.
그래야 페이 더너웨이는 미친 듯이 비행기를 타고 뛰어 다닐 수 있고,
릴리 테일러는 시끄럽게 아코디언을 켜다가 자살할 수 있는 거다.
그러나.......
역시 쿠스트리차는 미국 보단 유고로 가야 한다.
조니 뎁이라는 배우를 써도 그는 헐리웃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이 영화 이후 지독하게 유고적인 "언더그라운드"를 찍었는지...
이 멋진 감독의 신작을 어서 보고 싶다.....
아참,
여러 영화를 흉내내는 얼뜨기 삼류 배우 역의 빈센트 갈로는 압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