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앤드 커맨더 2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1
패트릭 오브라이언 지음, 이원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동력선이 아닌 바람의 힘으로 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벌이는 모험에 대한 꿈은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꾸게 마련이다.

 

조금 심각하게는 멜빌의 <모비 딕>으로,

조금 가볍게는 스티븐슨의 <보물섬>으로,

만화로는 최근 인기인 오다의 <원피스>로,

영화로는 조니 뎁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아니면 게임 <대항해 시대>로 많은 사람들이 간접 경험을 하고 모험을 그리게 된다.

나 역시 그러했고..

 

그렇지만 배 위의 생활은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성적인 비타민 부족으로 괴혈병에 걸려 모두 이빨 상태는 최악이고,

과로와 거친 폭력으로 인한 숱한 사망.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남색 동성애.

밀주와 그 숙취로 인한 사고. 좋지 않은 성분의 음식과 술로 인한 사고.. 등

항해술의 부족으로 인한 사고, 날씨에 따른 조난..

 

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나갔던 것은 바다가 주는 부와 명예 때문이었을 것이다.

상인에게는 무역을 통한 이익을,

군인에게는 승진을 통한 명예와 부를,

하다 못해 해적에게도 약탈을 통한 부를..

그러한 부가 있었기 때문에 바다를 차지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명제 아래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포르투갈, 미국 등등의

대대로 세계를 제패하였던 강대국들은 차례로 바다로 나갔던 것이다.

 

서설이 길었으나,,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쪽으로는 중국, 남쪽으로는 일본, 동쪽으로는 넓디넓은 태평양으로 막혀

끝없는 바다로의 모험을 추구하였던 이는 장보고 정도 일까, 그렇게 많지 않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해양 소설, 문학 등등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그 모험의 세계를

소개하고 즐기도록 하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번역 문학 또한 혼블로워 정도 뿐 본격적인 해양 문학은 사실상 찾아 보기 힘들었다.

 

이에 영화로 먼저 소개되고 뒤이어 드디어 번역된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이 소설은 너무도 반가운 것이다.

실존했던 함장과 배의 모험 이야기를 사실적인 문체와 소개로 그려내는데

그 와중에 실제 19세기의 항해와 그 당시의 의학, 식물학, 과학에 대한 이야기들 까지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읽으면서 번역자의 고생이 눈에 선했다.

예전 기억을 되살려 보면 배와 항해에 대한 용어들이 한글로 옮겨도 알아 먹지 못할 말이 많은 데다가

19세기에만 사용되었을 특유의 표현과 시사적 뒷 얘기,

거기에 라틴, 스페인, 프랑스 어 까지 섞여 있을 원서의 글들을

300개가 넘는 역주로 녹여 놓고 쉬운 말로 옮겨서

독자가 읽기에 불편함이 없다.

 

전투 장면이 생각보다 박진감이 조금 떨어지지만

생생한 바다 위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이 있으며

무려 21권이나 이어질 오브리와 머투린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이미 3권까진 번역되었으니 나올 테고 그 뒤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브리와 머투린과 함께

돛을 펴고 바다로 떠나보는 것은 독서의 계절 즐거운 경험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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