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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진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쓴 작가의 신작이라 기대를 잔뜩 품었다가
일본영화 ‘연애사진’을 오마주로 쓴 작품이라는 얘기에 잔뜩 품었던
기대는 순식간에 푹 꺼져버렸습니다.
히로세 료코를 무척 좋아해 억지로라도 한번 보려고 했는데
인내심이 강한 나도 결국 백기를 들게 만들 만큼 지루했던 영화였거든요.
하지만 이 책 ‘연애사진’은 절대!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잘 친해지지 못하는 남자 마코토와
절대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될 비밀을 간직한 여자 시즈루가 만나 사랑하게 되고
헤어지게 되는 과정이 무척 아름다운 수채화 느낌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면서 뻔히 끝이 보이는데
사랑을 포기하지 않은 여주인공의 용기에 놀라웠습니다.
분명 너무 너무 가슴 아픈 이별을 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온 마음을 다 내어주는 그 사랑을 보면서
아프게 될까봐, 헤어지는 게 두려워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지만
키우지 못하는 내가 참 한심해보였습니다.
이 ‘연애사진’ 속 시즈루도 그렇게 용감한 여자입니다.
어린 아이 같은 그녀, 키도 작고, 아직 몽고반점도 갖고 있는, 사랑을 하면 안 되는
시즈루는 평생 단 한번의 그 사랑 앞에 온 힘을 다해 뛰어들었습니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너무 짧아 더욱 빛나는 청춘,
비틀비틀 서툴지만 그래서 더 빛나는 첫사랑의 순수하고 예쁜 순간이 잘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좋았던 장면은 마코토와 시즈루의 첫 키스 장면이 3페이지에 걸쳐 쓰여진 부분이었는데요.
어찌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지 빗속에서의 키스, 그 차가운 빗방울이
내 어께에도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연애소설을 만나게 되어 참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