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를 본 후 핑거스미스를 다시 꺼내 읽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아닌데... 뭐가 빠졌는데.... 고개를 갸웃하면서 봤었고 무엇 때문이었는지 찾고 싶었다. 이 부분에 와서야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았다. 영화에서는 자신을 찾아가는 독립된 "존재"가 사라지고 덧입혀진 색들만이 난무했던 것이다.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부터 큰 기대를 했었는데 영화와 소설은 다른 영역, 독립된 객체라고는 해도 말하고자 하는 뿌리는 같았으면 하는 건 내 개인적 욕심으로 그쳐야 하나보다. 그 옛날, 그녀들이 온 몸을 다 내던져 쟁취(!)했던 그 이름은 내 마음에 묻어야겠다.
호트리씨가 고개를 젓는다. "리버스 부인..." 호트리씨가 말한다. 나는 몸을 떤다. "절 그러게 부르지 마세요." 내가 말한다. "제발 부탁이예요." "또, 그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를! 그럼 제가 당신을 뭐라 불러야 한단 말입니까?" "모드라고 부르세요. 제게 방금 수중에 제 것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셨지요. 제 이름이 있어요.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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