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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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는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인지적 행위이다. ‘평가는 인간의 가장 복잡한 인지 작용이기 때문에 고등 교육의 목표점이 된다. ‘평가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토대 위에서 성립한다. 대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는 타당하지 못한 평가로 이어진다.

 

그런데, ‘평가안에는 가치 판단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판단 주체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아니, 애초에 평가는 판단 주체의 주관을 빼놓고 성립할 수 없다. 문제는 적지 않은 인간들은 판단(평가의 결과)을 미리 내려놓고 그 판단의 정당화를 위해 편집적으로 대상의 속성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뫼르소에 대한 판단을 이미 내린듯한 재판장은, 레몽의 증언을 다음과 같이 일축한다.

 

그러나 재판장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평가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소설의 구성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칭 구조로 보인다. 사건을 기준으로 하면 총격 사건 전과 후일 것이다. 인물을 기준으로 하면 1부의 뫼르소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갈만한, 즉 인간 무리의 내국인으로, 2부의 뫼르소는 불가해한 그래서 인간 무리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위험한 이방인으로 그려진다. 흥미로운 것은 1부와 2부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뫼르소는 같은 사건의 주체자이지만 다른 인물로 판단된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평가. 즉 이 판단이 총체적일 수 없고, 비관적으로 본다면 허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총체적 진실에 대한 탐색이 되어야 하는 재판은 기실 총체적 진실을 알 수 없다는 부조리를 증명하는 무대가 되어 버린다. 인간 무리에서 불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불효가 이 재판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바람에 진짜 밝혀져야 하는 이야기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뫼르소는 왜 한 발쏘고 더 네 발을 더 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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