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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버를 좀 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출판사한테 쪼끔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뭐랄까...이 책이 분명 높이 평가받아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관점에 있어서 수많은 추천문구들과 나의 관점이 약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해야하면 말이 될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충격 반전, 미스테리 고딕 소설, 잔혹 가족사" 등등...의 광고 문구에 혹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아니 이게 왠걸...결말이 다가올수록 충격적이고 스릴 있다기보다는 슬프고, 가슴이 아팠다.
하나같이 단절되고, 차갑고, 때로는 악하다 못해 사악할 정도로 보이는 등장인물들.
그런데 알고나면 모두들 상처받고, 겉돌고, 버림받은 불쌍한 인물들.
이 책은 모두 그런 불쌍한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 정말 궁금한건데, 책의 뒷표지에 있는 줄거리는 누가 적었을까?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사이트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터넷 서점, 심지어 책의 뒷표지에 나와 있는 간단한 줄거리는 모두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런던에서 아버지와 헌책방을 꾸려가며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전기를 쓰는 마가렛 리."
하지만 본문을 들여다 보자.
"북부 지방은 처음이었다. 자료 수집차 런던까지는 와본 적이 있었다." p. 56
"부친이 운영하신다는 책방이 캠브리지 어느 동네에 있지요? 의학사 책 같은 것도 있습니까?"
그(쿨랍튼 박사)가 내게 물었다. p. 296
오늘 비채 출판사에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지만 출판사측에서는 무슨 근거로 뒷장에 그런 줄거리를 적었는지...책을 읽지도 않고 런던 출판사에서 건네준 홍보 자료를 근거로 적은걸까?
다른 책도 아니고 이 책의 주인공 마가렛과 윈터 여사는 사람보다 책을 더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인데...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