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마침내 끈나고 니키가 행복을 찾아 떠났지만, 이제 내 품에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믿기 위해서 지독히 괴로워하고 절망했던 한 여인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았다.
내 품에 있는 여인은 내게 '천체 관측자의 구름 도표'를 준 여인이고, 내 모든 비밀을 아는 여인이고, 내 정신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아는 여인고, 내가 얼마나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아는 여인이고, 그런데도 내 품에 안기는 여인이다.
이 모든 것에는 그녀와 나의 솔직함이 배어 있다.
더구나 눈보라까지 치는 꽁꽁 언 축구장 한가운데에 나와 같이 누워서 비층그름이 토막구름으로 자유로이 흩어지길 기다리는 불가능한 희망을 공유해 줄 여인은 세상에 티파니밖에 없을 것이다... 니키라면 나를 위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기가 아무리 기분 좋은 날에라도.
그래서 나는 티파니를 좀 더 가깝게 끌어당긴 다음 완벽하게 손질된 그녀의 눈썹 사이에 키스를 했다.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말했다.
"나도 당신이 필요해요."-4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