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잠자리를 같이한 것도 아닌데
여린 풀 같은 그대는 어찌하여
그리 수심에 찬 얼굴로
괴로워하는 것인지
"참으로 어린애 같은 처사입니다."
"편지 잘 받아보았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답장을 쓰지 못하나 용서 바랍니다."
겐지는 일단 마음을 털어놓은 후로는 '애타는 마음을 고백하여 만나자 할까 말까 망설여지니'란 노래처럼,
공연히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일이 잦아지니 아씨는 더욱더 궁지에 몰려 몸 둘 바를 모르고 시름에 잠기다가 끝내 몸져 눕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