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 4 - 타락편 청춘의 문 4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2월
품절


"내가 어디에 있든, 어떤 식으로 변하든, 신스케 오빠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나한테 와줘. 나를 데리러 와줘, 나는 2년이건 3년이건 5년이건 기다릴 테니까. 마지막에는 반드시 내 곁으로 돌아와줘, 부탁이야, 약속해줘."


그런 식으로 너의 유일한 여자는 이 여자다, 이 사람 이외의 여자와는 평생 인연을 맺어서는 안 된다, 라고 결정해야 한다면 신스케는 자신의 인생 절반쯤이 갑자기 광택을 잃어서 무미건조해질 것 같았다. 청년이란 이렇게 자기중심적이고 무한한 자유를 원하는 짐승 같은 존재인가 보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신스케는 '내 인생에는 이것밖에 안 되는가?'라는 의심이 들 때도 있었다.
'이것밖에'라고 말 한 이유는, 좀 더 특별하게 인생을 살아갈 방법이 자신에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런 때가 있어. 하지만 너무 고민에 틀어박혀 있지마.
가만히 참고 기다리면 다른 길이 열리게 될 거야.
젊을 때에는, 물론 나도 그랬지만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고민을 하게 되지.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면 왜 내가 그런 일에 에너지를 쏟았는지 부끄러워질 때도 많이 있어.
이부키 그렇게 자신을 한심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틀린 것은 너희들이야.
인민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운동에서 리더쉽을 쟁취하려는 것이 너희들의 목적이잖아.
그 목적을 위해서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위에서는 권력 투쟁을 하느라 급급하지.
너희들이 학생의 순수한 열정을 시궁창처럼 만들어버렸어.

호인은 정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신스케는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 정치는 피범벅이 되도록 싸우는 인간의 투쟁이다.
스포츠와 다르다.
쭉 뻗은 대나무 같은 기질을 가진 인산은 그런 곳에서 피에로 역할을 맡다가 끝난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이 바로 프티 부르조아적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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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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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아주 시원스럽게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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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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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할 말이 많겠지.
하지만 신스케, 그런 건 운이야.
그날 어쩌다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이 현재 약 7천만 명쯤 된다더군.
차량 보유 대수는 오토바이를 포함해서 8천만 대래.
그렇게 많은 차가 이 나라의 도로 위를 달리고 있어.
그러니 사고가 날 만도 하지.
대야 속에 유리구슬 몇십 개를 담을 꼴이잖나.
부딪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자신이 부딪기도 하고, 남이 와서 부딪기도 하고.
신스케 자네는 어쩌다 부딪는 쪽이 되었을 뿐이야.
그뿐이라고.


나는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야.
1억 엔짜리 복권에 연간 1만명이 당첨된다면 온 나라가 혼란에 휩싸이겠지.
그러나 교통사고는 그렇지 않아.
그 정도로 흔한 일이라는 거야.

"그 사람에게 전해요. 뒷마무리 하나 제대로 못하는 아이는 장난감을 갖고 놀아서는 안 된다고요."


"아,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아무튼 난 그대로 그녀를 경찰에 넘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애정 때문이었다고 하면 폼이야 나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겠지. 하지만 그 순간에 타산이 작용했던 기억도 없어. 굳이 말하자면, 습성이라고 해야겠지."
"습성?"
"피고용자의 습성."

"가시나카 미나에가 죽어 갈 때의 눈. 생명이 꺼지기 직전까지 그녀는 집념에 빛을 번뜩였어. 삶에 대한 집착의 빛,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죽어야 하는 무상의 빛, 자신을 그런 꼴로 만든 상대에 대한 증오의 빛이었지.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렇게 끔찍한 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하지만 너희들은 중요한 것을 간과했어.
이건 비지니스라는 점이야.
넌 나 대신 교통사고의 죄를 덮어썼어.
그대가는 3천만이야.
거기에는 협박고 공갈도 아무것도 없어.
비지니스일 뿐, 그리고 비즈니스에는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가 필요해.
그런데 3천만 엔에 끝난 일을 가지고, 이러니저러니 이유를 붙여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인간과는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없지. 무슨 소린지 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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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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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야가미만 따라가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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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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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프로덕션의 간판을 내건 가짜 프로듀서의아파트에는 200통이 넘는 이력서가 날아들어왔다.
내용을 본 야가미는 적잖이 놀랐다.
응모자 중 반이 편부나 편모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본인의 책임이 아닌 불행을 겪어 온 소녀들이 자신의 힘으로 꿈을 이루겠다고 응모했단 말인가?
이력서에 붙은 사진이 모두 환하게 웃고 있던 만큼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더욱이 그녀들의 얼굴은 아마추어인 야가미의 눈에도 하나같이 연예계 데뷔는 꿈도 못 꿀 수준이었다.


"그래요. 나쁜 놈처럼 생긴 사람은요, 양심의 갈등 때문에 나쁜 얼굴이 되는 거예요. 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진짜 악당은 실은 평범하게 생긴 법이죠."

"살인이나 강간같이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범죄는 별개야. 그런 짓을 저지른 놈은 엄벌에 처해야 해. 하지만 말이야. 사기꾼이라든가 좀도둑 같은 그런 놈들은 사랑스러워. 그래서 난 형사가 됐어."
"어때서요?"
"우리 아버지가 도둑질을 했거든."
"아버지는 직장에서 잘렸다 뿐이지 경찰 신세는 지지 않았어. 직장을 잃은 아버지가 집에 돌아왔을 떄 어머니와 나, 여동생이서 어떻게 맞이해야 좋을지 당황스럽더군. 세상이 볼 때는 범죄자여도 우리한테는 자식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였거든. 결국 어머니가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집 근처 레스토랑으로 갔어. 거기서 아버지의 취직 파티를 한 거야. 아직 다음 직장도 못구했으면서."



자신이 도우려는 상대는 약한 어린아이가 아니던가? 본인의 책임이 아닌 불행에 시달려 상처받고 무릎을 끌어안고 울 수밖에 없는 가여운 어린아이.
그것은 바로 자신의 과거의 모습이었다.
야가미는 깨달았다.
백혈병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인생 최대의 도박이었다.
내건 것은 돈이 아니라, 있다는 사실조차 잊었던 자신의 자존심이었던 것이다.
친부모의 폭행에 의해 너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만 듣고 자란 자신이,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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