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매드 픽션 클럽
미치오 슈스케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품절


하루하루는 결코 맑은 날의 강수면처럼 반짝거리진 않았다.
그래도 자기 인생은 사소한 일로 웃고, 때로는 사소한 일로 울기도 하는 평범하고 온화한 강물이었다.
그 흐름이 이런 낯선 장소에 다다른 이유를 렌은 무수한 빗방을 너머에서 찾아내려 했다.
그러나 거기에 펼쳐져 있는 것은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어디선가 비가 내린다.
그곳에 사람이 있다.
우산을 썼을까.
비에 젖어 걸어갈까.
아니면 가던 길을 멈추고 목을 움츠리며 비가 그치길 기다릴까.
어떤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아무도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행동의 결과는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송곳니를 드러내며 사람의 운명을 한 순간에 조정하려 든다.
때로는 인생의 터전을 흔적도 없이 앗아가 버린다.
그런데도 맨 처음 선택은 인간의 마음을 내리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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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원숭이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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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결국 기억이 아닐까.
모습과 형태가 사람을 형성하지 않고, 보고 들은 사실이 사람을 구성하지도 않는다.
사실을 어떻게 기억해 왔는가. 바로 이것이 사람을 형성할 것이다.
사실을 어떻게 기억할지는 개인의 자유다.
자기 자신이 결정할 문제다.

"그리고 내키지가 않아. 아무래도 남을 속이는 거 같거든."
나를 보고 도망가는 클라이언트도 가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흥미가 없다.
차라리 잘됐는지도 모른다.

왜 비둘기를 보는데?
어느 날 내가 물어보았다.
.. 좋아하거든, 비둘기를.
아키에는 웃으며 말했다.
.. 비둘기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아키에는 내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발밑에 웅크린 비둘기를 바라보며 나에게 반문했다.
.. 비둘기 암컷과 수컷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알아?
갑자스러운 질문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 날개 색이 다른가?
.. 땡. 낼가 색은 똑같아.
. 알을 낳는 게 암컷이잖아.
.. 낳는 순간은 못 봐.
. 그럼 알을 품고 있는 게 암컷이지.
.. 땡. 비둘기는 암수가 벌갈아가며 알을 품어.
그럼 어떻게 구분하는데?
정답은.
아키에가 희미하게 웃었다. 그 쓸쓸한 웃음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아무도 구분하려고 하지 않아.
그리고 아키에는 입울 다물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 불쑥 말을 이었다.
죽어서 비둘기가 되고 싶어.
그때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도 외눈박이 원숭이라고.
"외눈박이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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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원숭이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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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감탄했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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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기억
호사카 가즈시 지음, 이상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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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담같은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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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기억
호사카 가즈시 지음, 이상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절판


"게이타는 마음씨가 곱구나."
라고 말하자, 당연하게도 쓰보미짱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른 아들의 손을 뿌리쳤고,
나는 쓰보미짱이 다섯 살치고는 확고한 자아가 있어서 거의 삐딱한 성인 여성과 같은 반응을 보인 것에 놀랐다.
혹은 오히려 거꾸로, 쓰보미짱의 이런 반응을 보고 어른 속에 있는 어린아이 같은 면을 깨달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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