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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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님의 6명의 초등학생들과 함께했던 따뜻하면서도 짠한 추억에 관한책이다.

따스한 일러스트와 영문 번역도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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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중요한 것은 '첫 대화'를 무사히 마치는 일이다.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서로의 거리를 때에 따라서는 몇 년씩이나 당겨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꼬마들에게 던지는 첫마디는

반드시 대답을 구하는, 그리고 대답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나는 같은 추억이라 하더라도 당사자들의 마음에 남아있는 크기가 서로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힘겨운 삶을 이어왔을 그들에게 청구회에 대한 추억이 나의 것과 같지않았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추억으로 이루어져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모든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만나는 곳은 언제나 현재의 길목이기 때문이며,

과거의 현재에 대한 위력은 현재가 재구성하는 과거의의미에 의하여 제한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추억은 옛 친구의 변한 얼굴처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것이 추억의 생환이란 사실을 나중에 깨닫기도 한다.

 

생각하면 명멸하는 추억의 미로 속에서 영위되는 우리의 삶 역시 이윽고 또 하나의 추억으로 묻혀간다.

그러나 우리는 추억에 연연해하지 말아야 한다.

추억은 화석같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단히 성장하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며, 언제나 새로운 만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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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좋아한다.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아름다움 풍경을 봤을 때 처럼 절로 착해진다.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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