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삶을 함께 채워나갈 사람.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샌가 돌아보면 온통 그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는 자신. 불안정하고 위험하고 외로운 이 세상을 이제는 알만큼 알았다고, 그래서 더이상 기대나 설렘으로 채워질 공간따위 내 맘엔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스스로는 흔들리지 않고 태연하게 일상을 살아내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 날 당신이 나타났다. 그건 마법도 기적도 아니었다. 그저 일상적으로 언제나 있을 수 일이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내 시간속으로 스며들어 왔다.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당신 때문에 잔잔하던 나의 감정들이 일렁이기기 시작했다. 다시. 또 다시. 큰 변화에는 두려움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거늘 두려움이나 걱정을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고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이 커졌다.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있다. 그런 나를 또 사랑하는 내가 있다. 사랑한다. 모든것을. 비로소 내 세계와 세상이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착각한다. 착각인지 알면서도 착각한다. 사랑한다. 당신을. [모든 순간을 함께 하고 싶어요. 우리 모든 시간을 함께 해요. 우리의 모든 시간으로 누구도 절대로 예측할 수 없을 세상을 만들어 봐요.] 여기까지가 이야기의 끝이라면 좋았을까? 한나에 나를 대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아마도 나 역시 한나 처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사람인지도. 결코 공존할 수 없을 것들을 공존시키려 애를쓰는. 도대체가 이해를 할 수 없는 자신이 있다. '왜, 어째서 그것들이 함께일 수 없어? 내가 원하는 것들이 왜 터무니 없다 말하는 거야!' 라는... 미카엘과 한나의 세계가 점점 죽은나무처럼 되어간다. 그들이 만든 모든시간들이. 어쩌면 한나의 이상의 세계만이 무너져 버린것인지도 모르겠다. 내안에서 나의 꿈같은, 동화같다 말해지는 세계도 같이 무너져 내렸다. 그래도 난 내려놓을 수가 없다. 비웃음을 사는 또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아지는 나의 이상과 꿈들. 이상과 꿈들과 내가 처한 현실과 가시적으로 내가 이뤄낼 수 있을것들, 금전적 가치로 환산 되어진 가능성들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