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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 버거 ㅣ 초승달문고 59
동지아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초대 대상작이라는 말에 괜히 더 기대가 되었던 해든 시리즈 그 후속편인 해든 버거를 드디어 읽어봤어요. 이미 해든 분식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했거든요. 더 유쾌하고 더 몰입감 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읽는 내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이들 책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더 좋았어요.
처음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 그림이었어요. 윤정주 작가님의 그림은 특유의 따뜻하고 귀여운 분위기가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꽁꽁꽁 시리즈에서도 느꼈던 그 포근한 느낌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이야기랑도 너무 잘 어울렸어요. 아이들이 보기에도 좋지만 어른이 봐도 괜히 마음이 말랑해지는 그런 그림이에요.
이야기는 버거집에서 하는 원플러스원 이벤트에서 시작돼요. 이 설정부터가 너무 현실적이라 웃겼어요. 아이들도 정말 좋아할 만한 소재잖아요. 정인이가 언니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언니는 이미 친구들이랑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괜히 저도 어릴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같이 하기로 했는데 혼자 먼저 해버리면 서운하고 배신감 들었던 기억이 딱 떠올랐어요. 그 감정을 너무 자연스럽게 잘 담아낸 것 같아요.
그래서 정인이는 언니를 골탕 먹이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확 재미있어져요. 냅킨에 변신 저주를 건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기발하더라고요. 아이들만의 상상력이 그대로 담긴 느낌이라 읽으면서 계속 웃음이 났어요. 그런데 그 저주가 언니가 아니라 정인이 자신에게 걸린다는 전개가 정말 재밌고 예상 밖이라 더 몰입하게 되었어요.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들은 진짜 정신없이 흘러가요. 변신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면서 더욱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좋았던 건 단순히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자매 사이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는 점이었어요. 언니에 대한 서운함, 질투, 미묘한 경쟁심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들도 분명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감정들이 결국 어떻게 풀려가는지도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서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았어요.
읽으면서 계속 느꼈던 건 상상력이 정말 살아있다는 점이에요. 변신이라는 설정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아이들만의 엉뚱하고 귀여운 발상이 잘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어요.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남더라고요.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면서도 감정이나 메시지가 가볍지 않아서 더 좋았어요.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고, 부모가 함께 읽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해든 분식보다 더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흐뭇해진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 덕분에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고, 혼자 읽어도 충분히 즐거운 책이라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