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
박티팔 지음 / 고래인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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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후기 입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 있어요. 바로 박티팔님의 에세이툰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입니다. 저는 이미 그림책 「점심때 뭐 먹었냐고 묻지 마라」를 통해 박티팔님의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번 책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림책에서 보여준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육아와 일상 속에서 건져 올린 깊은 공감과 위트가 담겨 있거든요.


저는 사실 육아와 관련된 책은 조금 무겁거나 교훈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정말 달랐어요. 엄마와 세 아이가 함께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그리고 아주 귀엽게 담아내서 보는 내내 피식피식 웃음이 터지더라고요. 게다가 저자 본인이 정신과 임상 심리사라서인지 단순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싶은 시선이 담겨 있어 읽는 재미와 깨달음이 함께 있었어요.


책은 총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챕터마다 짧고 가볍게 읽히는 만화 형식으로 진행돼요. 그래서 술술 읽히는데 각 챕터의 마지막에 짧은 글이 나오거든요. 이 글들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웃으면서 보다가 마지막에 내가 육아를 너무 무겁게만 생각했구나 하고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저는 책을 펼치자마자 한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그림체 역시 이 책의 매력을 한껏 살려주었어요. 단순하면서도 따뜻하고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 귀엽게 표현되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죠. 가끔은 그림만 봐도 상황이 바로 이해될 만큼 위트가 느껴졌고 육아의 고단함마저 웃음으로 풀어내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책 속 엄마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그동안 아이와 씨름하듯 지낸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조금 더 재미있고 슬기롭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책이 단순히 육아서가 아니라 함께 웃고 공감하며 힘을 얻는 생활  에세이툰이라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저자가 엄마로서의 자신을 너무 완벽하게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가끔은 지치고 짜증 내는 모습도 솔직하게 담아내는데,그게 오히려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완벽한 육아의 정답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현실 속에서 실수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결국은 함께 자라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책 제목처럼 이렇게 키워도 사람 되나요?라는 질문이 사실은 우리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고 또 그 속에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안심까지 전해주는 것 같았어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육아뿐만 아니라 가족과 살아가는 일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도 시선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거죠.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공감 백 배 하실 거고 육아 경험이 없는 분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책을 덮으며 드는 마음은 나도 이렇게 살아도 괜찮구나라는 안도감이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웃으며 버티는 하루하루가 모여 결국 아이들도 부모도 사람답게 자라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께 특히 아이 키우느라 매일 고군분투하는 부모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읽는 동안은 힘들었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덮고 나서는 마음이 든든해지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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